약 주고 병 주는 스테로이드?!

기사입력 2018.07.2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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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 “병 주고 약 준다”는 말이 있다. 스테로이드의 경우, “약 주고, 병 준다”는 말이 더 맞지 않은가 싶다. 특히, 고질적 피부질환에, 가려워서 긁고 싶을 때, 스테로이드를 먹거나 바르면, 그 순간만큼은 마법같이 편안한 상태로 진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테로이드는 오남용하거나, 장기간 사용하게 될 때, 우리 몸에 일으키는 부작용도 상당하다. 

 스테로이드는 원래 우리 몸에 존재하는 물질로서, 우리 몸 속 존재하는 스테로이드 물질에는 콜레스테롤, 담즙산, 호르몬 등이 있다. 이 중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할 때 나오는 코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의 기능을 모방한 합성 약제가 바로 스테로이드 제제이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우리 몸의 염증 세포가 유도되고 이들이 활성화 되는 것을 억제 한다. 그래서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건선이나 아토피 질환 등의 붉고 건조한 피부와 증상 완화에 사용이 되곤 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무시할 수 없는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가장 흔한 스테로이드 부작용은 피부가 얇아지는 것이다. 피부가 얇아지다 보면, 정맥이나 모세혈관이 노출되어, 보기에 좋지 않고, 얼굴의 경우는 심하면 안면홍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신 어르신들의 경우, 얇아진 피부로 인해, 살짝 문지르기만 해도 피부가 찢어지는 증상이 생기게 된다. 

쿠싱 증후군(Cushing's syndrome) 이라는 것이 있다. 강한 용량, 또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인하여 얼굴이 보름달 모양으로 변하는 "문 페이스(moon face)" 현상과 목 뒤에 지방축척으로 인하여 물소모양의 혹이 생기는 "버팔로 험프(buffalo hump)"가 있는 것을 말한다. 또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시, 혈압과 혈당이 상승하므로, 고혈압, 당뇨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스테로이드의 가장 큰 부작용은 정작, 스테로이드를 중단할 때 발생한다. 스테로이드 리바운딩 현상, 또는 반동현상이라고도 하는데, 스테로이드 약물 남용에 의해, 면역이 억제 되었다가, 약물을 중단하면서, 면역이 다시 재개되는 증상이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게 된다. 그러다가 순간적으로 스테로이드를 끊어버리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호르몬도 없고, 우리 몸에서 만드는 호르몬도 없기 때문에, 폭발적인 면역 반응이 시작될 수 있다. 면역 반응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은 혈관이 다시 확장되고, 투과성이 증가하면서, 여러 염증매개물질을 분비하게 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리바운딩 증상의 이유인 것이다.
 때문에, 스테로이드를 사용 시 진정되었던 피부가, 약을 끊으면서, 진물이 나고 붉어지며, 간지럽고, 각질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피부가 다시 악화되는 기간은 기존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기간이나 개인적 차이에 따라 짧게는 1~2주, 길게는 3개월 이상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사용하던 스테로이드를 중단할 시에는, 단계적으로 용량과 횟수를 줄여 진행하거나, 리바운딩 현상을 진정시켜주기 위한 다른 치료가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스테로이드가 아예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우리의 생활에는 스테로이드로 인한 단기간의 이득이 필요한 상황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구매할 시, 보다 현명하게 약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기본 정보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스테로이드 종류와 등급에 대해 아는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상부 진피층의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홍반을 감소시키며, 항염증 작용을 하게 되는데, 모세혈관이 수축하는 정도에 따라, 국소스테로이드를 가장 강한 1등급부터, 가장 약한  7등급까지 여러 종류로 나누게 된다. 같은 성분이라 하더라도, 로션, 연고, 크림 등의 제형에 따라서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등급이 각기 달리 매겨지게 된다. 이러한 스테로이드 제제들은 의료진의 지시 하에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남용하기 쉬운 것들은 일반의약품으로 유통되는 스테로이드 연고들이다. 약국에서 파는 연고들은 대부분이 낮은 함량의 스테로이드 제제이긴 하지만,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그 용도와 적응증에 대해 기본적으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면역 반응을 막아, 강력한 염증 억제 효과를 가져오다 보니, 반대로 말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에 취약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무좀, 여드름, 농가진, 칸디다, 모낭염, 상처감염 등 감염성 질환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고 있다면, 본인이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연고의 등급을 확인하고, 과도한 적용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테로이드는 신체 부위마다 흡수율이 다르다. 이는 각질층의 두께와 혈관 공급에 따라 약물의 투과량 및 흡수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데, 눈꺼풀과 음낭은 국소 스테로이드의 투과율(30%)이 이마의 4배이며, 손바닥, 발바닥(0.1%)의 36배에 이른다. 그러므로, 눈꺼풀이나 생식기 쪽의 사용은 용량 조절에 꼭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염증 부위, 습한 부위, 표피가 벗겨진 부위 또한 약물 투과력이 증가한다. 스테로이드를 바르고, 플라스틱 랩 같은 물질로 밀봉을 하면, 그냥 바르는 것보다 100배 이상 효과가 강해지므로, 염증 부위에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를 바른 후, 밀봉요법을 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소아, 노인, 임산부는 스테로이드 사용에 특히 주의하도록 한다. 
1. 유소아-체중 대비 체표면적이 넓고, 스테로이드 대사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소 도포하더라도 전신 투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장기간 사용으로 부신기능부전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2. 노인-얇은 피부를 가지고 있어 스테로이드의 투과율이 높으므로 주의한다.
3. 임산부-대부분의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들은 미국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C등급(태아에 대한 위험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음)으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한다.

피부질환에 있어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단기간의 염증완화나 생활 불편감 개선에 있어서는 효과가 좋은 편이나, 아토피, 건선 등 원인 불명의 습진성 질환 등, 장기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피부 질환은 근본적인 면역력 개선과 리바운딩 없는 한방치료가 적합하다. 스테로이드를 끊고, 피부 면역력을 기르며, 본연의 피부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약 및 침, 뜸 등 강력한 도구를 이용하여, 질환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재휘 원장_P copy.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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