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간통죄 재심소송 제기 전 검토할 점

기사입력 2019.04.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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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의 폐지(2015년) 이후 간통죄의 유죄판결을 받은 분들은 재심을 신청하여 무죄판결을 받으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행법상 간통죄에 관해 마지막 합헌판결이 있었던 2008년 10월 31일 이후 유죄판결을 받은 약 5,000건의 사안에서 무죄를 구하는 재심 소송이 가능합니다.

​간통죄의 경우 재심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매우 높고, 2016년 이후에는 재심 신청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 공고가 되지 않으므로 전과기록을 삭제하기 위해 재심소송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재심의 대상이 되는 판결이 간통죄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도 같이 판단한 경우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간통죄가 재심으로 무죄가 나와도 다른 범죄로 인해 다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간통죄와 상해죄의 경합범으로 집행유예를 받았던 사람이 재심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간통죄에는 무죄판결을 하여도 상해죄에 대하여 벌금형이 가능하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5도15782 판결)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① A씨와 B씨는 혼인관계의 부부임에도 남편인 A씨는 2005년 사무실 여직원과 8차례 간통을 하였습니다.

② 이후 자녀교육 문제로 A씨는 B씨와 말싸움을 하다가 B씨에게 상해를 입혔습니다. 이에 B씨는 남편인 A씨를 간통죄와 상해죄로 고소하였고 A씨는 모든 혐의에 유죄가 인정되어 2009년 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③ 이후 2015년 2월 간통죄에 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리자 A씨는 위 판결에 대하여 재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재심을 받아들여 열린 제1심의 재판에서 법원은 A씨의 ① 간통죄에 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지만, ② 상해죄의 경우에는 유죄를 유지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에 A씨는 재심 전에 집행유예기간이 모두 도과하여 상해죄에 대한 형 집행이 끝났음에도 상해죄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일사부재리원칙(하나의 사건에 대하여 한 번의 판결만 가능하다는 원칙)과 형사소송법 제439조의 불이익변경금지(재심의 경우 원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원칙)에 반하는 판결이라는 이유로 상고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A씨의 주장에 관하여 ① “재심심판 절차는 원판결의 당부를 심사하는 종전 소송의 후속절차가 아니라 사건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심판하는 완전히 새로운 소송절차로서 재심판결이 확정되면 원판결은 당연히 효력을 잃는다.” 고 보면서 ② “원판결이 선고한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 형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재심판결이 확정되면 당연히 실효될 원판결 본래의 효력일 뿐 이를 형의 집행과 같이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재심판결의 형이 원판결의 형보다 무겁지 않다면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이나 이익재심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원심의 판결이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나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벌금형보다 중한 형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사안의 경우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벌금형으로 바뀐 것은 형이 무거워지진 않은 경우에 해당합니다.) 

결국, A씨는 간통죄에 대해서는 재심으로 무죄의 판결을 받았지만, 집행유예를 받았던 상해죄에 관하여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법 논리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실질적으로 재심청구를 제한할 수 있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미 집행유예 기간이 모두 도과한 경우까지 다시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재심을 제기한 사람에게 ①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발생시킨 것이고, ② 재심을 제기함으로써 다시 처벌받게 되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재심으로 간통죄의 유죄판결을 무죄로 바꾸는 것’은 범죄자란 주홍글씨를 씻어내고, 전과로 인한 불이익을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이 불이익을 감수할 정도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간통죄의 유죄판결을 받은 분들에게는 ‘재심 소송 제기’가 필요합니다. 단 이 때는 먼저 주의 깊은 검토를 하여야만 위 사안과 같은 불측의 결과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병규 변호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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