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의 법률칼럼]재외국민의 국내거소 변경신고는 주민등록과 같은 법적효력이 있으므로, 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주장하여 보호 받을 수 있다.

기사입력 2019.04.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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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거소이전신고


박병규변호사입니다.

주택임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주택의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우선변제권(제3조)과 최우선변제권(제8조)을 인정하고 있는데, 이를 주장하기 위해서 임차인은 대항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외국인의 경우에는 주민등록을 할 수 없어서, 현재 출입국관리법에서는 외국인등록과 체류지 변경신고로 주민등록과 전입신고를 갈음하고 있습니다.(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
하지만 재외국민의 경우, 2015년 전에는 주민등록을 할 수 없었고, 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인등록과 체류지변경신고도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상 입법의 공백이 있는 경우라서 임차인인 재외국민 보호가 가능한지에 대해 논쟁이 있어왔습니다.
최근 이와 관련하여 “재외국민의 국내거소 신고나 거소이전 신고도 주민등록의 전입신고와 마찬가지로 보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2015다254507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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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의 개요
2012년 11월 A사는 B 명의 주택에 9,550만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했습니다.
2013년 9월 뉴질랜드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인 甲은 B와 임대차보증금을 2,500만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맺고 확정일자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甲은 이 주택에 대해 거소이전 신고를 하였습니다.
이후 B의 사정이 안 좋아져, 이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자 A사는 근저당권자로서, 甲은 임차인으로서 각각 배당요구를 했습니다. 
법원은 甲을 주택임대차법상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인정해 전씨에게 1,923만 원, A사에 770만 원을 배당하는 내용으로 배당표를 작성했고 이에 대해 A사는 "재외국민의 거소이전 신고는 주민등록으로 볼 수 없고, 그러므로 주택임대차 보호법상 우선변제권이 없다."며 배당이의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1, 2심 법원의 판단
1심 법원은 재외국민인 甲의 거소이전 신고를 주민등록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甲을 주택에 관한 경매개시 이전에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 및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으로 보고, 임차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했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재외국민의 거소이전 신고에 대해 주민등록에 의한 법률효과가 인정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며, “甲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임차인이 될 수 없다”고 보아 1심을 취소하고 A사의 배당액을 2,693만 원으로, 甲의 배당액을 0원으로 경정하는 원고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사안에서 "재외동포법의 입법목적, 재외국민의 국내거소신고 제도의 취지 등에 비춰볼 때 재외국민의 국내거소 신고나 거소이전 신고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2항을 유추적용해, 주민등록이나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봐 주택임대차법에 따른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한다."며
"따라서 재외국민의 거소이전 신고로는 주택임대차법상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구 재외동포법상 재외국민의 국내거소 신고나 거소이전 신고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하고 원심으로 파기 환송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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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은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재외국민들에게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입법목적이 임차인의 보호에 있으므로, 출입국관리법 제88조의2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재외국민의 국내 거소이전신고를 주민등록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고 본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입법이 불비한 경우 법원이 이를 판단하는 것은 사법권의 남용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통 받는 약자에 대해 입법의 불비라는 이유로 눈을 감는 것 보다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입법의 불비를 보완하여 판결한 위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태도는 옳다고 생각됩니다.
박병규 변호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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