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의 법률 칼럼] 불법 종교시설이라도 50여년간 단속을 안 한 경우, 자진철거 이행강제금 부과는 위법

기사입력 2019.07.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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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병규변호사입니다.

최근 사인의 위법한 행위에 대한 제재를 내용으로 하는 공법적 영역에서도 사법상의 시효제도나 권리남용법리에 따라 행정청의 공권력행사를 제한하는 취지의 판결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안의 개요

​이 사건 건축물은 1962년 이전에 건축된 불법건축물로서 법당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원고는 2016. 10. 17. B로부터 이 사건 건축물을 매수하였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건축물에 대한 현장조사 결과 미등기 건축물임을 확인하였고, 이에 자진철거명령을 내렸습니다. 그후 이행강제금 724,000원 부과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위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결국 불법건축물의 철거하여야 할 필요성과 이러한 불법건축물을 단속하여야 하는 국가가 상당기간동안 이를 방치한 귀책성의 대하여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사건입니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건축물은 구 건축법상의 경과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건축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이 사건 건축물이 불법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현재 종교건축물로서 사용되는 있는 만큼 종교시설의 평온함을 보호하여야 하므로 위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게다가 이 사건 건축물의 종전소유자가 공무원으로부터 불법증축된 부분을 철거하면 적법하게 건축물 대장에 등재가 가능하다고 답변을 들었고, 원고 역시도 2012년 공무원으로부터 이 사건 건축물이 불법건축물이 아니라고 답변을 들었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청주지방법원 행정부(재판장 신우정 부장판사)는 아래와 같은 판시를 하며,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① 어떤 건축물이 불법건축물이더라도 국가가 상당한 기간동안 이를 적발하지 못하였다면, 그 책임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상당한 기간동안 관리소홀로 불법상태를 방치한 공권력에 대한 제한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② 사법상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아니한다는 ‘시효법리’나 ‘권리남용법리’를 공법적 작용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형사법상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면죄부를 주고있는 공소시효 제도 역시 행정처분 영역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③ 공익적 관점에서 상당한 기간동안 불법건축물이 적발되지 아니한 점은 이것이 공익에 해가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④ 법정책적으로 불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의 기간을 제한한다면, 국가로서는 불법건축물을 색출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므로, 이는 공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⑤ 특히 불법건축물을 양수받은 사람에 대하여는 그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⑥ 민법상 점유취득시효제도나 소멸시효제도, 국가재정법상 국가채권 5년 소멸시효(국가재정법 제96조),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형사소송법 제249조)를 참고하여 개별적 구체적으로 상당한 기간내로 시정명령의 기간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

⑦ 마지막으로, 이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보다는 원고가 침해받는 신뢰의 이익이 더욱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72만 4,000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국가의 행정작용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행하여 지는 바, 어떠한 행정처분이 법률의 내용에 위반되거나 법률의 수권 없이 행하여 진다면, 이는 위법한 행정작용입니다.

현행 헌법 제37조 제2항에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국민에게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처분을 하기위하여는 그 목적이 타당하여야 하고, 수단이 법률에 근거하여야 하며,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이로인하여 제한되는 사익보다도 우월하여야 한다는 대원칙을 천명한 것입니다.

특히 과거에는 법률에 근거하기만 하면 처분의 적법성이 인정되었지만(형식적 법치국가의 원리), 최근에는 비록 법에 근거가 있는 행정처분이더라도 그 처분을 하게 된 목적과 그로 인한 사인의 침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 이른바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위법한 건축물에 대한 철거명령 및 이행강제금부과처분이더라도 그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이 소멸된 것은 아닌지, 공익이 있더라도 사익보다 보호가치가 적은 것은 아닌지, 더 나아가 국민의 권리에 대한 제한을 의미하는 공권력 행사에 대한 관점전환의 필요성 등을 언급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할 것입니다.
박병규 변호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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