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 번호사의 법률 칼럼] 어떠한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할지라도, 그 자체만으로 국가배상법상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기사입력 2019.10.0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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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병규변호사입니다.

국가배상이란 공무원이 직무집행 중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손해를 가한 경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국가배상청구권은 대한민국 헌법 제29조에 의해 보장된 헌법상 청구권적 기본권으로서 모든 국민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받은 손해’에 대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배상청구권은 국가배상법에 의해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청구권으로 형성되는 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29조

①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
 
국가배상법 제2조(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①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아 그에 종사하는 자가 ② 직무행위에 관하여 ③ 고의 또는 과실로 ④ 법령에 위반하여 ⑤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였지만,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성립 요건에 따라, 공무원의 위법한 행정처분에 대하여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없으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와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안의 개요
 
피고(국가)의 공무원이 1983. 11. 17. 이 사건 주택에 관하여 사용승인을 하였고, 원고 A씨는 이 사용승인을 신뢰하여 주택을 신축하여 사용해 왔습니다. 그러던 도중 피고는 원고 A씨의 이 사건 주택이 국가 소유의 도로 일부를 대지 일부로서 포함하여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2003. 9. 5.부터 2019. 6.경까지 변상금 2,254만원을 처분하였습니다.
 
원고A씨는 위 변상금 처분에 대하여 공무원이 원고 주택에 사용승인을 하였음에도 피고가 이와 모순되게 변상금을 부과하여 원고가 계속해서 점유할 수 있다는 신뢰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254만원의 국가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① 건물의 사용승인처분은 허가 받은 자로 하여금 건축한 건물을 사용, 수익할 수 있게 하는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에 불과한 것이므로, 이 사건 주택이 사용승인을 마쳤다고 하더라도 도로 일부를 침범하여 점유하고 있는 것까지 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며, ② 공무원의 사용승인은 위법한 행정처분이지만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하여 별도의 판단을 해야 하는바, 원고 A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용 승인을 하게 된 데에 담당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국가배상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번 사안에서도 법원은, 공무원이 원고 A씨에 대해 처분한 이 사건 주택 사용승인은 위법한 처분이지만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여 원고의 국가배상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국가배상법을 손해배상에 관한 민법의 특별법으로 보고 그에 따라 국가배상책임도 일반불법행위책임의 원칙에 따라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보여 집니다.

​다만 국가배상법이 공법적 원인에 의하여 발생된 손해에 대한 국가 등의 배상책임을 규정한 것이라는 점과 국가배상이 국가의 사인에 대한 권리 침해를 구제하기 위한 헌법적 기본권이라는 점을 간과한 판단으로, 사인 간의 손해배상청구에서처럼 입증책임을 전적으로 원고(국민) 측에 부담하게 하여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국가배상청구권의 입증책임을 피고인 국가에게 부과하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 실현이라는 헌법적 가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박병규 변호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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