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공사가 시방서를 준수하지 않은 채, 설계도만 가지고 시공했다면 발생한 손해에 책임 있어...

기사입력 2019.10.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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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병규변호사입니다.

건축시방서란 건축 공사를 수행하기 위해 건축물에 대한 시공방법이나 건축공사에 필요한 자재, 인력, 장비 등에 대한 정보를 담은 문서를 의미합니다. 설계도면에 핵심적인 정보들을 기록하지만,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기에 표현하지 못한 사항을 별도로 표시한 것입니다.

이러한 시방서는 설계도면의 실수를 보완할 수도 있고 추가 공사비 문제도 최소화 할 수 있으므로 현장에서는 이러한 시방서를 꼼꼼히 따져보며 진행해야 합니다. 시방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건축사고가 발생되기도 하며, 건축물의 하자로 인한 갈등이 초래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 아파트 오수 배관 시공을 담당한 업체가 비록 시행사로부터 받은 ‘설계도’대로 시공 하였더라도, 시방서를 준수하지 않았다면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로 인정하여 위자료 지급을 명한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안의 개요
인천 송도에 한 아파트의 입주민은 입주세대에 악취가 발생하여 기침 두드러기 등 몸에 생리적 변화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입주민은 수리 업자를 동원하였지만 개선되지 않았고, 시공사의 기술팀이 3개월간 수차례 시도 끝에 원인을 발견하여 보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악취는 세대에 설치된 오수배관의 설치하자로 오수가 흘러나와 발생된 것이었고, 입주민은 시공사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시공사의 주장
입주민의 청구에 대하여 시공사는 다음과 같은 항변을 합니다.
① 피고인 시공사는 시행사로부터 받은 ‘설계도’에 따라 시공하였으므로 하자 발생에 대한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
② 악취로 인해 원고인 입주인에게 발생한 손해는 특별손해이므로 이를 예상할 수 없었던 피고는 이를 배상할 의무가 없다.
③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하자여부 판정서’에는 시공에 하자가 없다고 판명되었으므로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

법원의 판단

이와 같은 피고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합니다.

① 피고는 시행사로부터 받은 ‘설계도’에 나와 있는 대로 시공하였을 뿐이니 과실 없다고 주장하나, 만약 ‘설계도’에 기재가 없고 시방서에 기재되어 있으면 시방서대로 지시사항을 이해하여야 하므로 과실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

② 배관 이탈로 인해 지독한 악취가 발생한 것은 자연스럽고 직접적인 결과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된 원고의 피해를 특별손해라고 할 수 없다. 설령 특별손해라고 보더라도 지지철물의 미적용이 오수 배관의 이탈을 초래할 수 있고 악취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정을 피고는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

③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하자 여부 판정서는 하자 원인 규명에 관하여 기재가 미흡하며, 그 하자가 사용검사일 전에 발생한 하자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재조차 없으므로, 시공에 하자가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심한 악취였다는 점, 약 80일 전 후간 기간 동안에 원고와 그 가족들이 고통 받았다는 점, 몸에 생리적 변화를 보일 정도로 유행성이 나타났다는 점, 정량적 측정결과에 따르면 복합악취로서 기준치의 21배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2,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

법원의 위와 같은 판단은 건물에 대한 하자에 대해서는 감정을 통한 하자보수비만 인정할 뿐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는 전혀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하더라도 액수가 얼마 되지 않았던 기존 입장에 비추어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것입니다.​

비록 하급심 판결이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판례의 입장에 따라 아파트 등 공사에 하자가 발생할 경우 하자 자체에 대한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이와 별도로 입주민이 겪은 정신적 손해배상까지도 상당 부분 배상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입주민과 시공사 간에 하자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아파트에 발생된 하자에 대해 입주민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번 법원의 판결은 시공사의 책임을 무겁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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