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기사입력 2020.03.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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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1월 16일 ‘한약급여화협의체’ 3차 회의를 열고, 향후 3년간 500억원 규모로 진행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15세 이하 알러지 비염, 여성 월경통·갱년기 장애, 65세 이상 노인 관절염·중풍(中風),  전 생애주기 우울(憂鬱)·불안(不安)·화병(火病)·안면신경마비(顔面神經麻痺) 등이 보험 적용 대상이다.
 아울러 한의원에 첩약 한제(10일 분) 당 진단 및 처방료 6만원, 조제로 4~5만원, 약제비 4~5만원 등 총 15만원으로 책정되었다.

 첩약(貼藥)은 한약(韓藥)의 한 종류로서,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한약을 섞어 탕약(湯藥)의 형태로 복용하는 약물이다. 다시 말하면, 한 종류 이상의 한약을 처방에 따라 조제(調劑)한 것으로서, 전통적으로 한번 달일 분량을 약포지에 싼 것을 ‘첩(貼)’이라는 단위로 세었기 때문에 첩약이라고 불린다.
 처방 조제된 한약을 물에 넣고 달여서(탕전) 액상으로 만들면 탕약(湯藥)이라고 하는데, 이 탕약이 첩약의 대표적인 복용형태이다.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76.2%가 한방 의료 이용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84.2%는 향후 한방 의료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한방의료 중 건강보험급여 확대시 우선순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2011년(68.3%), 2014년(48.7%), 2017년(55.2%) 모두 첩약이 1위로 선정될 정도로 첩약 급여화에 대한 요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첩약 급여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한의건강보험의 낮은 보장률, 한의의료의 왜곡된 질환 편중, 한의진료 및 한약제제의 협소한 급여 범위, 양방과의 경쟁 제한 및 환자 접근성 저하, 양방 중심의 보장성 강화 정책 등이 있다.

 한의학은 속병을 고치는 의학이며, 이런 질환들은 주로 첩약을 사용해야만 치료가 가능환 질환들이지만,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환자들이 한약을 복용하기 쉽지 않고, 보험이 적용되는 침·뜸·부항 등 치료가 가능한 근골격계 환자들이 주로 한의의료기관을 방문하다 보니 심각한 진료의 왜곡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한의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급여) 보장성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으며, 건강보험 정책에서의 소외로 인해 결국에는 실수진자 수가 감소하는 유일한 직군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약이 보험 적용되고 있는 대만이나 중국의 경우에는 중의학 분야의 근골격계 환자가 각각 20%, 18% 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90%의 내원환자가 근골격계 질환에 몰리고 있는 심각한 진료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국 한의사들은 30여년간 품목 수에 변함이 없는 (건강보험) 한약제제보다는 매번 환자의 진료를 통해 처방·조제하는 첩약이 주된 치료방법인 만큼 이같은 진료왜곡 현상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은 앞으로 한의약의 영역을 넓히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의료패러다임은 일차의료 강화, 만성질환 관리 영역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도 커뮤니티케어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사는 건강보험험에서 침과 뜸 위주로 보장해주다 보니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나 일차의료에 있어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첩약 급여화가 된다면 이러한 사업들에서도 한의사의 역할을 더욱 분명하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한의 보장성 강화를 시작하는 단계로, 정부에서 추진해야 부분도 있지만 한의계에서도 부작용 관리, 원외탕전 인증 강화 등 받아들여야 부분도 있다. 이번 시범사업의 조속한 실시를 통해 국민건강 증진이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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