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칼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친족성 폭행, 인과관계 고의

기사입력 2023.06.01 11:2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하면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친족성 폭행의 경우 일반 성폭행보다 가중처벌하고, 나아가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더욱 가중처벌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피고인의 심각한 폭행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성적 행위를 제안하여 유사성행위가 행해진 사안에서, 폭행행위와 강제추행 사이의 인과관계 및 추행의 고의를 인정한 사안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안의 개요

 

A2021.9.29. 15:00경부터 같은 날 18:00까지 사이에 수원시 팔달구 N호텔 W호실에서, 이복 여동생인 피해자 B(, 24)로부터 “C으로부터 강간당했다."라는 말을 듣고 화가 나, B에게 "C와 성관계를 했으니 네 몸이 더럽혀졌다."라고 말하면서 커피포트로 B의 몸을 때리고 주먹으로 B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발로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후 한쪽 팔로 뒤에서 목을 감싸고 졸라 B를 기절시킨 뒤, 의식을 잃은 B의 얼굴을 주먹으로 계속 때렸습니다.

 

계속해서 A는 택시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A의 지인 D 소유인 원룸 건물에 피해자 B를 데리고 간 다음 B에게 "네 몸이 더렵혀졌다."라고 말하면서 칼을 소지한 채 주먹으로 B의 몸을 수회 때리고 발로 B의 몸을 수회 차고, 이에 B"그만 하라."고 하자 A그러면 뭘 해줄 건데?"라고 하면서 칼로 B를 위협하여 침대 가운데에 앉게 한 후 팔과 다리로 B의 목을 졸라 피해자를 기절시켰습니다.

 

A는 기절에서 깨어난 피해자 B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살고 싶은 마음에 A에게 유사성행위를 해주겠다고 하자, B로 하여금 입으로 A의 성기를 빨게 하였습니다.

 

A는 친족관계에 있는 B를 폭행하여 강제로 추행하고, B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와파열 골절 및 안면부 타박상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혐의 등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상해의 죄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의 판단

 

1심 법원은 피고인의 폭행과 성기를 빠는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거나 피고인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A에게 강제추행 상해에 대해 무죄판결을 하였습니다.

 

2심 법원의 판단

 

서울 고등법원 제8형사부는 A가 이복여동생인 피해자 B를 강제추행하고 안와파열 골절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A에게 징역형을 선고하였습니다(서울고등 2022973).

 

재판부는 “BA의 폭행으로 말미암아 원치 않는 성적 행위를 하였다는 점은 폭력행위의 잔혹성, B의 상태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폭행과의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등 사건의 경위와 객관적인 상황에 비추어 명백하다고 할 것이므로, A의 행위는 추행행위에 해당하고 폭행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추행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고,

 

그 근거로 B의 진술은 A의 폭행행위의 태양과 정도, 그로 인한 피해자의 공포, 유사성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등 핵심적인 부분에서 일관되고 충분히 신빙성이 있고, 범행날짜와 구체적인 장소 등에 관하여 B가 당초 수사기관에서 진술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는 점은 범행내용과 그로 인한 피해자의 충격 등을 고려할 때 부자연스럽다고 하기 어려운 점,

 

체포 당시 B의 상처, 소견서의 기재내용은 폭행행위의 참혹성과 상해 부위 및 정도 등에 관한 B 진술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점,

 

당심에서 추가로 제출된 전화통화 녹취 내용에서도 B의 기절 상황에 대한 A의 언급, B의 반복된 비명과 울음 등이 확인되는바, 이러한 사정도 B 진술에 신빙성을 더하는 점,

 

B가 장시간 심한 폭행을 당한 상태에서 더 심각한 피해에 내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유사성행위를 제안한 것에 대하여 B의 정상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이 행사된 것으로 볼 수는 없음. B가 생명이 위태롭다고 느낄 정도로 극심한 폭력이 가해진 상황에서 성적 접촉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점,

 

A가 처음부터 추행을 목적으로 폭행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이나, 자신의 심한 폭행으로 인하여 B가 그 의사에 반하여 유사성행위를 하려고 한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면서 B로 하여금 자신의 성기를 빨도록 유사성행위에 나아갔다고 할 것이므로, A의 추행의 고의 또한 인정된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어떠한 범죄행위로 기소되어 유죄를 받기 위해서는 고의, 인과관계 등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 인정되는 정도 역시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어야만 합니다.

 

위 사안의 경우 원심은 고의, 인과관계 등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지 않은 반면, 항소심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아 A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위 항소심 판단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점은, 이와 같은 결과에 이른 부터 에 이르는 논증 과정으로, 민사재판과 달리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증명의 정도, 그리고 논증에 대하여 음미해보기 좋은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이로 대표변호사 박병규.jpg

<법무법인 이로 대표변호사 박병규>

<저작권자ⓒ메디콤뉴스 & medikom.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91798
 
 
 
 
 
  • 메디콤뉴스(http://www.medikom.co.kr)  |  설립일 : 2017년 03월 09일  |  발행인, 편집인 : 윤성찬  | 주소: 16204 경기 수원시 경수대로 105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1499 / 간별: 인터넷신문 / 대표전화:031-242-1409 I ggakom@ggakom.org  
  • 청소년 보호 책임자 성 명 : 윤성찬 전화번호 : 031-242-1409  
  • Copyright © 2017 www.medikom.co.kr all right reserved.
메디콤뉴스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