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칼럼] 투숙객 객실 사용 중 '원인 불명' 화재, 숙박업자 책임

기사입력 2023.12.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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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객실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한 경우, 모텔 주인이 책임을 져야 할까요? 아니면 투숙객에게도 이에 대한 책임이 발생할까요?

 

최근 모텔 객실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은 투숙객이 아닌 숙박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인천 부평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C는 2020년 4월 B보험사와 재물보험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2021년 4월 모텔의 객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객실 내부가 심하게 훼손되고 집기가 전소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 해당 층 전체에 그을음이 생겼으며 아래층은 물에 잠겼습니다. 당시 객실에는 A가 투숙하고 있었습니다.

 

화재의 원인은 '미상'으로 결론 났습니다. 부평소방서는 "A가 화재 발생 전 음주와 흡연을 했다는 답변을 했고, 바닥에서 소주병과 담배꽁초 등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보아 부주의를 추정할 수 있다. 바닥재가 대체로 양호하고, 담배꽁초 발견 위치와 발화 지점에 다소 이격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B보험사는 모텔 주인 C에게 보험금 5,800만 원을 지급하고, 투숙객 A를 상대로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B보험사는 "투숙객인 A는 C와 일시 사용 임대차계약을 맺고 모텔에 묵었다. A는 임차건물 보존에 관해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A는 소파 오른쪽에서 불꽃을 목격했지만, 손으로 불을 끄려 했고, 노래방 문을 열어 산소가 공급되게 만들어 불을 확산시킨 과실이 있다. A는 불법행위책임과 보험금지급책임을 부담하라"고 주장했습니다.

 

1, 2심 법원은 "객실 및 관련 시설은 오로지 숙박업자의 지배 아래 놓여 있는 것이므로 숙박업자는 고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객실과 시설을 제공하는 등 고객 안전을 배려할 보호의무를 부담한다. 숙박업자가 이를 위반해 고객의 생명·신체를 침해해 투숙객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채무불이행 책임을 진다.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하고 편안한 객실 및 관련 시설을 제공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것, 투숙객인 A가 객실 보존에 관하여 자신이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게 아니다.

 

화재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A가 노래방 문을 연 것은 화재에서 탈출하기 위해서였다. A의 불법행위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부는 B보험사가 투숙객 A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청구소송에서 "A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2023다244895).

 

대법원은 "숙박시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기간 중에도 고객이 아닌 숙박업자의 지배 아래 있다.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 중 목적물을 직접 지배한다는 사실을 전제한 임대차 목적물 반환 의무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는 숙박 계약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고객이 숙박 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하던 중 원인 모를 화재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숙박업자 부담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위 판결에서 주의해서 살펴볼 점은 첫째, 1,2심 법원과 대법원의 결론은 같았지만, 그 논리 구성에서 대법원이 숙박객을 두텁게 보호하는 판결을 하였다는 점입니다.

 

둘째, 대법원의 논거를 정리하면, 숙박시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기간 중에도 고객이 아닌 숙박업자의 지배 아래 있기에, 고객이 숙박 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하던 중 원인 모를 화재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숙박업자 부담으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투숙객의 명백한 과실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아닌 이상, 즉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객실 사용 중 발생한 원인 모를 화재 등으로 인한 손해는 투숙객이 아닌 숙박업자의 부담이라고 대법원은 판단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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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이로 대표변호사 박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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