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알레르기 비염과 부비동염을 동시에 앓는 환자에게 초음파 유도하 침 치료와 한약 복용을 병행한 통합 치료가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임상 사례가 발표됐다.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철현 교수 연구팀과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Pharmacopuncture』 6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보고는 기존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고 수술까지 고려하던 20년 이상 만성 비염과 부비동염을 앓아온 여성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초음파 가이드 침 치료와 맞춤형 소청룡탕 복용을 병행한 통합 치료를 8~12주간 적용했다. 그 결과 비염 증상 총점(TNSS)과 삶의 질 척도(RQLQ)가 유의하게 개선됐고, 치료 종료 후 3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에 적용된 초음파 유도 침 시술은 초음파 영상을 기반으로 하관혈을 통해 접형구개신경절(Sphenopalatine Ganglion, SPG)을 정밀하게 자극하는 방식이다. 시술에는 근골격계 초음파 인증(RMSK)을 보유한 한의사 2명이 참여했으며, 대한한의영상학회 안태석 교육이사가 개발한 표준 프로토콜을 따랐다. 이에 따라 시술의 안전성과 재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또한 통합 치료에 병행된 소청룡탕(SCRT)은 알레르기 비염 개선 효과가 이미 임상적으로 검증된 처방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부비동염 등 복합 증상에 대응하도록 약재 구성을 일부 가감하여 활용됐다. 연구팀은 소청룡탕이 Th2 면역반응과 호산구성 염증을 억제해 면역 조절 기능을 통해 증상 완화에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김철현 교수는 “이번 치료는 기존 약물이나 스테로이드로 호전되지 않는 만성 비염·부비동염 환자에게 유효한 대안을 제시한 사례”라며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수술 부담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한 안태석 교육이사는 “SPG는 자율신경계 조절의 핵심 부위로, 초음파를 통한 정확한 자극이 비염과 부비동염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향후 보다 체계적인 치료 프로토콜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장인 오명진 교수는 “접형구개신경절은 해부학적으로 민감한 부위인 만큼, 기존 맹목적 시술보다 초음파 유도를 통해 정확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한 임상 표준 프로토콜을 제시한 점에서 학문적·임상적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만성 비염과 부비동염 환자의 치료에 새로운 통합 치료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기존 약물 치료에 반응이 미흡하거나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대한한의영상학회는 향후 초음파 가이드 침 치료의 표준화와 교육 확산을 위해 관련 연구와 교육과정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통합 한방 치료법 개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