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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담음 마황 말고

기사입력 2025.06.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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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대창면 보건지소, 한방 공중보건의, 조우현 

 

마황. 다이어트 한약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약재일 것이다. 마황의 에페드린 성분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이로 인해 기초대사량과 체온이 올라가고 지방 연소가 촉진된다. 식욕의 감소는 덤이다.

이러한 마황의 효능은 체중 감량이라는 실제적인 효과로 이어져서 지금은 다이어트 한약에 빠질 수 없는 약재가 되었다. 하지만 효과가 확실하면 부작용도 큰 법. 교감신경의 항진은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혈압 상승, 불면, 빈맥, 변비, 입 마름,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으로도 나타난다.

마황의 부작용은 환자들에게 불편감을 유발하지만 체중 감량이라는 확실한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다이어트 한약 대부분에 마황이 들어가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한의학에는 同病異治의 정신이 있다. 증상이 같은 병이라도 병의 원인, 체질, 계절 등을 고려하여 치료를 달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누군가에게는 마황이 상당한 불편을 초래한다. 천편일률적으로 다이어트 한약에 마황을 포함하는 게 맞는 걸까?

BMI 수치와 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무관하지 않다. 체중이 늘면 늘수록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증가하는 것이다. 2형 당뇨병은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생기는 질병으로, 건강한 신체라면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의해 혈액 내 포도당이 과다하지 않게 통제된다. 달리 말하면,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이유는 신체가 인슐린에 반응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마치 항생제를 쓰면 쓸수록 내성이 생기는 것처럼, 2형 당뇨병에 걸린 사람은 그전부터 췌장에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었고, 이에 따라 인슐린에 점차 내성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인슐린에 대한 내성, 인슐린 저항성2형 당뇨병의 핵심이다.

비만과 2형 당뇨병이 관련 있다는 말은 비만이 인슐린 저항성과도 연관 있다는 뜻이다. 사실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 대부분의 과체중 혹은 비만한 사람은 인슐린 저항성이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신체의 특징 중 하나는 그렇지 않은 신체보다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있고 혈압이 높다는 것이다. 심혈관 리스크가 있는 것이다. 이런 환자들에게 교감신경을 더 항진시키고, 혈압을 더 높이고, 심장에 더 부담을 주는 마황을 처방하는 것이 합당할까?

그렇다면 마황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시선을 체중 감량이 아닌 인슐린 저항성 저하로 돌려보자. 체내의 인슐린 농도가 낮을수록(인슐린 민감성이 높을수록) 체중 증가가 느리고, 인슐린 농도가 높을수록(인슐린 저항성이 클수록) 체중 증가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1) 한약으로 높아진 인슐린 저항성을 낮출 수 있다면 같은 종류,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살이 덜 찌거나 심지어는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에 대응되는 한방적 개념은 무엇일까? 痰飮은 체내에 들어온 물이 정상적으로 흡수되어 전신에 고루 분포하지 않고 일부 국소에 머물러 생긴 병리적 산물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음은 인슐린 저항성과 여러모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

담음의 대표적인 증상에는 심계, 숨참, 오심, 구토, 탄산(呑酸, 신물오름), 현훈 등이 있다. 이 모두 인슐린 저항성이 있어도 경험할 수 있는 증상들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심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은 반드시 인슐린 저항성을 갖고 있다.2)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심장 문제인 가슴 두근거림, 즉 심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장이 안 좋아서 발생하는 숨참 증상도 당연히 나타날 수 있다. 한편, 천식은 인슐린 저항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3)같은 흡입 독소를 호흡하더라도 폐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확률이 높다. 따라서 심장의 문제가 아닌 폐의 문제로 발생한 숨참 증상 또한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 지을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은 역류성 식도염과도 관련이 깊다. 인슐린 저항성은 내장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복부의 지방이 증가하면 위장을 비롯한 주변 조직을 압박하고, 그로 인해 위 내압이 올라가 위산이 역류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다. 한편, 내장 비만이나 혈압 같은 다른 변수들과는 별개로, 대만의 의사들은 인슐린 저항성이 역류의 위험을 약 15%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4)이는 담음의 증상인 오심, 구토, 탄산과 대응된다.

인슐린 저항성은 담음의 또 다른 증상인 어지럼증과도 관련이 있다. 원인을 모를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 50명 중 82%가 혈액 내 인슐린 수치가 높았으며, 해당 환자들의 90%가 저탄수화물 식단 후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연구가 있다.5)

공통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의보감 痰飮門痰飮外證에서는 눈 밑의 다크서클이 담음에 의해 생길 수 있다고 논하고 있다. 실제로 다크서클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인슐린 저항성이 크다는 연구가 있다.6)또 동의보감에는 痰病不卒死라는 구절이 있다. 痰病으로는 갑자기 죽지 않는다는 뜻인데, 痰病을 인슐린 저항성으로 치환해도 들어맞는다. 예컨대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2형 당뇨병이 발병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릴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전제된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도 바로 죽음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를 종합했을 때 한방의 담음 개념은 인슐린 저항성과 충분히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담음을 없애는 祛痰의 방법으로 비만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담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한약재와 처방은 각각 반하와 이진탕이다. 이진탕은 담음의 통치방으로, 脾胃에 작용하여 祛痰燥濕한다. 반하는 이진탕의 군약으로 담을 소통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약재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하기를 원하는 환자에게 반하나 이진탕 혹은 이진탕 가감방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⓵ 경악전서 卷之三十一 痰飮편에서 五臟之病, 雖俱能生痰, 然無不由乎脾.”이라고 논한 것처럼 담음의 생성에는 뿐만 아니라 의 역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다이어트 한약 복용을 희망하는 사람은 주로 젊은 층으로, 음식의 문제로 인해 올 가능성이 크므로 補腎의 치법은 본문에 논하지 않았다.

 

다이어트 한약에 마황을 쓰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태음인 체질이거나 마황의 부작용이 미미한 사람의 경우 비만 치료에 마황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 또 환자가 담음이 있다 하더라도 마황을 처방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동의보감 痰飮門 飮病有八에서는 담음의 일종인 溢飮을 소청룡탕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하는데, 소청룡탕에는 반하도 들어가지만 마황도 포함된다. 담음을 치료할 때 마황도 쓰일 수 있는 것이다.

비만을 담음과 연결 짓는 것은 사실 한의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비만이 습담과 관련 있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다이어트 한약은 마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만을 담음과 연결 짓고 반하 등의 거담제를 다이어트 한약에 응용하는 한의사도 있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황의 유명세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혹자는 반하나 이진탕 계열의 약들은 마황만큼 체중 감량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기에 유명해지지 못한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단순히 체지방을 빼는 문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저하된 대사량을 정상화시키는 문제도 중요하다. 마황이 들어간 한약을 먹고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폐약했을 때 요요가 일어난다면 빠른 체중 감량 효과가 다 무슨 소용인가. 한의사가 반하지제를 처방하면서 환자에게 마황지제만큼 몸무게가 빨리 줄지는 않지만 인슐린 저항성과 연결 지어 살이 덜 찌는 체질로 바뀐다는 설명을 충분히 하여도 환자의 복약 순응도가 낮아질까? 아닐 거라고 본다.

비만을 마황지제 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어야 同病異治의 한의학 정신에 더 가까워지고 사람들의 한의학 선호도가 올라갈 것이다. 이 글이 작게나마 누군가에게 힌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고문헌

 



1) Lazarus, R., Sparrow, D., et al., Temporal relations between obesity and insulin: longitudinal data from the Normative Aging Study. 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1998; 147(2): p.173179.

2) Haffner, S.M., et al., Cardiovascular risk factors in confirmed prediabetic individuals: Does the clock for coronary heart disease start ticking before the onset of clinical diabetes? JAMA, 1990. 263(21): p.28932898; Després, J.P., et al., Risk factors for ischaemic heart disease: is it time to measure insulin? European Heart Journal, 1996. 17(10): p.14531454; Reaven, G.M., Insulin resistance and compensatory hyperinsulinemia: Role in hypertension, dyslipidemia, and coronary heart disease. American Heart Journal, 1991. 121(4 Part 2): p.1283-1288; Pyorala, M., et al., Hyperinsulinemia predicts coronary heart disease risk in healthy middle-aged men: the 22-year follow-up results of the Helsinki Policemen Study. Circulation, 1998. 98(5): p.398-404; Després, J.P., et al., Hyperinsulinemia as an independent risk factor for ischemic heart disease. NEJM, 1996. 334(15): p.952-957.

3) Al-Shawwa, B.A., et al., Asthma and insulin resistance in morbidly obese children and adolescents. Journal of Asthma, 2007. 44(6): p.469-473; Thuesen, B.H., et al., Insulin resistance as a predictor of incident asthma-like symptoms in adults. Clinical & Experimental Allergy, 2009. 39(5): p.700-707

4) Hsu, C.S., et al., Increasing insulin resistance is associated with increased severity and prevalence of gastro-oesophageal reflux disease. 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2011. 34(8): p.994-1004.

5) Proctor, C.A., Abnormal insulin levels and vertigo. The Laryngoscope, 1981. 91(10): 1657-1662.

6) Thappa, D.M., et al., Assessment of patients with periorbital melanosis for hyperinsulinemia and insulin resistance. Indian Dermatology Online Journal, 2021. 12(2): p24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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