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여름 속 따뜻한 향기, 계피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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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속 따뜻한 향기, 계피의 재발견

기사입력 2025.07.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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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김형은

 

더운 여름이 한창이다. 아이스커피 한 잔이 간절해지는 날씨 속에서 어제는 친구와 함께 시원한 카페에 들렀다. 얼음을 동동 띄운 커피를 마시며 츄러스를 한입 베어 물었는데, 입 안 가득 퍼지는 시나몬 향이 참 인상 깊었다. 이렇게 계피는 특별한 약재라는 인식보다도 일상 속 향기로운 감각으로 먼저 다가온다. 사탕, 디저트, 음료, 심지어 치약이나 향초에도 널리 쓰일 만큼, 계피는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스며 있는 향신료이자 건강 재료다.

서양에서는 시나몬(Cinnamon)’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계피는 달콤하면서도 따뜻한 향으로 사람들의 기분을 안정시키고 식욕을 돋운다. 사과파이나 시나몬롤처럼 대표적인 디저트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겨울철 감기 예방용 차로도 자주 사용된다. 향신료 중에서도 따뜻함을 상징하는 대표 주자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 친숙한 향 속에 담긴 계피의 역할은 단순한 향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한의학에서는 계피를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를 소통시키는 중요한 약재로 여긴다.

계피는 크게 계지(桂枝)’육계(肉桂)’로 나뉘는데, 줄기 껍질을 쓴 것이 계지, 안쪽 속껍질을 쓴 것이 육계다. 두 가지 모두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몸이 차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손발이 자주 차거나 배가 냉한 경우, 혹은 추위를 타며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에게 계피는 순환을 도와주는 약재로 활용된다. 한방에서는 계피를 생강과 함께 사용하여 땀을 내고 외부에서 침입한 사기를 풀어주는 처방인 계지탕을 기본 중의 기본으로 여긴다. 이 처방은 감기 초기에 몸살이 시작될 때 쓰이며, 과거부터 많이 전해 내려온 익숙한 치료법이다.

계피에는 항균 작용을 하는 신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 성분이 들어 있어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당 조절에 신경 쓰는 이들 사이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따뜻한 성질과 함께 소화 기능을 돕고 위장을 편하게 해주는 역할도 하는데,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차는 증상이 자주 있는 사람에게는 특히 잘 맞는다. 무엇보다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 노화 방지와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식생활에 어울리는 자연재료다.

다만 모든 약재가 그렇듯 계피 역시 체질에 따라 잘 맞는 사람이 있고 주의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 계피는 열을 내는 성질이 강한 만큼, 얼굴이 자주 붉어지거나 입이 마르거나 열이 많은 체질인 사람에게는 과다 복용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몸 안의 염증이나 열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한의사의 판단 아래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피차 한 잔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작용을 하는 건 아닌 만큼,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복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더운 여름 한복판에서 따뜻한 약재를 이야기하는 것이 낯설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몸속 순환이 정체되기 쉬운 여름에야말로 계피처럼 기를 잘 돌려주는 약재가 빛을 발하기도 한다. 덥다고 차가운 음료만 찾다 보면 위장이 약해지고 몸 안의 순환도 둔해지기 쉬운 만큼, 가끔은 향긋한 계피차 한 잔으로 몸을 다스려보는 것도 좋은 여름 건강법이 될 수 있다. 카페에서 스쳐가는 향기 하나에도 건강의 실마리가 깃들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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