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은 어린이날이자 입하(立夏), 여름 문턱을 지나자마자 한낮의 기온이 30℃를 넘어서고 있다. 봄의 여운을 만끽할 틈도 없이 서둘러 폭염과의 전쟁을 대비해야 하는 요즘. ‘소양지기(少陽之氣)’라 할 만큼 양기(陽氣)가 많고 활동성이 강한 어린 아이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간다. ‘작은 태양’이라 부를 정도로 열이 많다 보니 어린아이는 어른보다 더위를 많이 탈 수밖에 없다. 체온조절능력도 미숙하다보니 뜨거워진 몸을 식히느라 땀도 많이 흘린다. 몸에서 수분이 빠지면 자연스레 목도 마르다. 수시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찬 음료를 찾고 아이스크림이 없나 냉동실을 뒤적거린다.
물은 가장 좋은 음료이자 치료 약(藥)
이때 아이의 갈증을 풀어주는 가장 좋은 음료수는 ‘너무 차갑지 않은’ 깨끗한 물이다. 물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비만을 예방하고, 몸의 과도한 열을 식히는 것과 동시에 메마른 피부와 장부에 수분을 공급, 아토피피부염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감기 예방이나 증상(해열, 가래, 코막힘 등) 완화, 변비 해소에도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물의 온도는 냉기가 가실 정도로 상온에 20~30분 놔둔 것이 좋다. 그리고 갈증이 심해서 몇 잔을 연거푸 마시는 것보다는 갈증이 심해지기 전 수시로 천천히 마시게 한다. 여름에는 우리 몸 안의 열기가 피부 바깥쪽으로 몰리는 반면 속은 차가워지게 된다. 속이 냉할 때 자꾸 찬 것만 먹게 되면 배탈과 설사가 반복되고 자칫 입맛을 잃거나, 영양의 소화나 흡수에 문제가 생겨 기력이 떨어질 수 있다. 물의 온도는 24~25℃ 정도면 알맞다. 야외에서 운동이나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게 된다면 미리 물을 마시는 것이 효과적. 또 식사 중에 물을 마시는 것보다 식사 30분 전 또는 1시간 이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물, 조금 더 건강하게 제대로 마시는 방법
아이가 땀을 많이 흘리면 수분 섭취량도 중요한데, 여름에는 다른 계절보다 얼마나 더 마시면 좋을까? 한국영양학회의 1일 수분 섭취량 기준에 따르면 만 1~2세 아이는 1.1리터, 만 3~5세 아이는 1.4리터, 초등생은 1.6~1.7리터, 만 12세 이상은 어른과 마찬가지로 하루 2L 이상을 마시라고 권한다. 이것을 모두 물로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국, 과일, 기타 음료 등 다양한 음식물로도 절반 정도는 채울 수 있고, 체내 대사 작용을 통해서도 0.2~0.3리터 정도는 수분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따지다보면 실제로 하루에 온전히 물로 섭취하게 되는 수분은 1리터가 안 된다. 땀이 많이 나고 갈증이 심한 여름에는 이보다 좀 더 마시게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많은 양의 수분을 한꺼번에 섭취하면 몸 안의 나트륨의 농도가 낮아지면서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져 어지럼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아이가 물을 많이 달라고 조르면 이온 음료를 한 잔 마시게 한다.
목마름뿐만 아니라 몸 속 갈증도 풀어주어야
당류가 많이 들어 있는 시판 음료들도 조심해야 한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이 단맛을 좋아하다 보니 아무 맛도 없는 물보다는 주스, 이온음료, 청량음료 등을 자꾸 찾게 된다. 하지만 당류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아이들의 면역체계를 교란시켜 아토피피부염, 앨러지 비염, 천식, 결막염 등과 같은 앨러지 질환이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지난 2014년에는 당분의 과잉 섭취가 7~12세 어린이에게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된 적도 있다.
물을 거부하고 자꾸 단맛 음료를 찾는 아이라면 엄마가 손수 한방 차를 만들어준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로 만든 생맥산차(生脈散茶)는 아이가 더위를 타고 땀을 많이 흘릴 때, 갈증을 풀어줄 때 효과적인 대표적인 처방이다. 오미자만으로 끓인 오미자차도 더위로 인한 갈증 해소에 잘 맞는다. 집에서 끓여 먹일 때는 보리차 정도의 농도로 연하게 달이고, 만 3세 이후라면 올리고당이나 꿀을 살짝 넣어 먹여도 된다. 오미자차, 생맥산차는 아이의 목마름뿐만 아니라 과도한 열로 바짝바짝 메말라가는 장부(臟腑)에도 촉촉한 단비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