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한의예과 교육과 통합 6년제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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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예과 교육과 통합 6년제 개편

기사입력 2025.07.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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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42월에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의 중대한 개정이 있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5(수업연한 등) 는 의과, 치과, 한의과, 수의과 및 약학대학 등 흔히 메디컬이라고 불리는 학과의 학사학위과정에 대한 사항을 규율하고 있다. 그중 1항에서는 법 제31조제1항제1호에 따라 대학의 의과대학·한의과대학·치과대학 및 수의과대학 학사학위과정의 수업연한은 6년으로 한다. 이 경우 그 교육과정은 예과를 각각 2년으로, 의학과·한의학과·치의학과 및 수의학과를 각각 4년으로 운영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어, 예과와 본과의 2+4 구조를 명시하고 있었다. 20242월에 이루어진 개정은 바로 해당 항의 예과, 본과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는 것으로, 6년이라는 수업 연한 안에서 각 대학이 유연하게 교육과정을 설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의과대학에서도 한의예과와 한의학과의 구분을 없애고 통합 6년제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과 교육의 틀을 갖추게 된 계기는 유명한 플렉스너 보고서(Flexner Report)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에이브러햄 플렉스너는 1910, 카네기재단의 지원 하에 미국과 캐나다의 의과대학들에 대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해당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표준적인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이 개발되었으며, 수준 미달의 의과대학을 대거 정리하는 등 미국의 의학 교육 전반에 걸친 혁신이 있었다. 이를 통해 정립된 미국의 의학교육 체계는 한국의 의학교육의 체계를 갖추는데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끼쳤다. 플렉스너 보고서는 학사 수준의 교양을 갖춘 자가 의학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이러한 주장을 각 국가가 수용하면서 한국의 2+4 체계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예과 교육과정의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학문 분야에 예과 교육의 중심을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관점이 나타났다. <의예과 교육의 역사적 발전과 교육과정 편성 방향 고찰> 이라는 논문에서는, 의예과 교육의 방향성을 크게 기초과학 중심과 교양 교육(liberal arts) 중심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기초과학 중심의 예과 교육은 생물학, 화학, 물리학 등 기초과학을 본격적인 의학 학습 이전에 이수하도록 하는 것으로, 플렉스너 보고서의 내용과도 상통한다. 교양 교육 중심의 예과 교육은 전문적인 의학교육을 받기 전, 언어, 인문학, 사회과학 등의 광범위한 교양교육을 통해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여러 한의예과의 교육과정은 상기한 두 방향성 중 어느 하나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예과 시기, 생물학이나 화학과 같은 기초과학 과목에 더해 의료윤리학, 의철학 등의 의료인문학 과목들이나 각 대학의 필수, 선택 교양 과목들을 이수한다. 이처럼 현행 한의예과 교육 과정은 기초과학 중심과 교양교육 중심의 예과 교육이라는 두 가지 방향성이 모두 강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해부학이나 한방생리학, 본초학총론과 같은 전공 교과목 역시 한의예과 과정에 개설되고 있다.

 

이러한 예과 교육에 대한 논의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다만 예과 존치 여부가 논의되는 현재와 다르게, ‘예과의 소속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19711025일자 발행된 의협신문 제476호에서 예과 교육에 대한 과거의 논의를 엿볼 수 있다. 해당 신문에서는 예과 과정 흡수 주장이라는 기사에서 의예과를 의과대학 휘하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다루고 있다. 당시에는 의예과가 의과대학 소속이 아닌 문리과대학 소속으로 편성된 대학들이 많았는데, 이를 의과대학에 귀속시킴으로서 의학 교육을 행정적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다만 해당 기사의 일원화란 대학 행정에 있어서 의예과의 소속을 변경하는 것으로, 의예과의 폐지를 통한 통합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또한 19721218일 발행된 의협신문 제595호에서는 의학교육의 문제점 - 이라는 제목 하에 당시 의학계의 의예과 교육 경시 경향을 시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칼럼이 실려 있다. 해당 칼럼은 학생들이 의예과 시기에는 낙방만 면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예과 시절을 나태하게 보냄을 지적하며, 의예과 입학 시 자동적으로 본과로 진급하게 되는 제도를 고쳐 본과 진급 전 관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예과 교육에 대한 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장이긴 하지만, 해당 칼럼을 통해 예과는 노는 시간이라는 의학 계열 학생들의 인식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논의되는 통합 6년제 교육과정이 어떠한 계기로 부상하게 되었을까? 앞에서 언급한 과거의 의과대학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한의과대학 학생들은 선후배 혹은 동기들로부터 예과 시절에는 놀아도 된다는 말을 최소한 한번 이상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물론 한의학 관련 전공 과목들이 점차 예과에도 개설됨에 따라 예과는 노는 시기라는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지만, 예과와 본과 교육과정의 편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예과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한의과대학 학생들의 학습 태도나 본과 진급 후의 부적응 등을 낳을 수 있다. 교육과정 설계에 있어서도 한의예과와 한의학과의 구분은 한의예과를 수료하기 위해 이수해야 하는 학점이 규정됨으로서, 융통성 있는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에 한계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임상실습 시수가 증가하게 됨에 따라 기초의학 과목들의 이수 시점이 당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2+4 제도로 인해 교육과정 개편에 애로사항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논의되는 것이 통합 6년제 교육과정이다. 이 경우 각 대학은 6년이라는 수업 연한 안에서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다. 각 대학의 상황에 맞게 임상 전 교육과 임상 실습 교육을 3+3 형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고, 기초의학 - 임상의학 - 임상 실습을 2+2+2 형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아울러 한의과대학의 특성에 맞춰 교양 교과목 이수 요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다양한 주제의 마이크로디그리를 도입하여 학생들의 특성과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의 개편은 예과와 본과의 구분에서 오는 경직성을 개선하거나, 전체적인 학업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그 과정에서 보다 이른 시기에 실습 경험을 하게 됨으로서 조기 임상 노출이라는 목적의 달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통합 6년제 교육과정이 단순히 본과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것에 불과하며, 학생들의 학업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혹은, 통합 6년제 교육 과정에서 교양 교육이나 의료인문학 교육이 경시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학습해야 할 지식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앞으로도 노는 시기로서의 예과를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의과대학 통합 6년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한의대의 여러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잘 정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기사제공 : 대신만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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