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조우진
엽편소설: 세상을 사랑하고 계신가요.
“세상을 사랑하고 계신가요?”
소개팅이 끝날 무렵
나에게 물었다.
‘세상’을 사랑하느냐고
나 자신도 가족도 회사도 나라도 아닌 세상을
내가 어리둥절 하는 사이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나중에 대답해달라고 했다.
나는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Yes or No
간단한 대답으로 끝낼 수 있지만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생각하기에는 너무 큰 것이다.
세상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3.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
뜻 찾아보았지만 내가 아는 그대로다.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 같은 픽션에서 세상은 적대적인 존재로 나올 때의 세상을 말한 걸까.
그냥 헤어질 때 할 말이 없어서 말해본 걸지도.
혹시 요즘 유행하는 돌려서 다음 만남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인가
나는 생각을 멈추고 카페를 나왔다.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더웠다.
더워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지만
집에 가면 쇼츠나 릴스를 보며 생각하기를 그만 둘 것 같아서 조금 걷기로 마음먹었다.
공원을 걸었다. 그곳에는
4월 쯤 개화를 하고 열매를 맺은 벚나무가 있었다.
벚꽃을 피우던 봄, 고등학생 때의 씁쓸한 짝사랑이 떠올랐다.
방금 소개팅을 끝내고 생각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반 친구를
좋아했다
하지만 다른 남자들도 그녀를 좋아했다.
반면 그녀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우리에게 감정이 없었다.
그래..........‘세상’이 우리를 보는 것처럼!
나는 폰을 꺼내어 답장을 보냈다.
‘세상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짝사랑인 것 같습니다.’



위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