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학교 한의예과 김형은
새해가 밝았다. 달력이 한 장 넘어가고 나면 자연스럽게 마음속에 자리 잡는 다짐이 있다. 바로 ‘이번에는 꼭 살을 빼보자’는 결심이다. 연말 내내 이어지는 모임, 불규칙한 생활로 무거워진 몸을 느끼며 많은 이들이 새해 첫 목표로 다이어트를 떠올린다. 헬스장 등록부터 식단 관리, 각종 다이어트 정보 검색까지, 새해의 시작은 유독 ‘체중’에 민감해지는 시기다.
하지만 의욕과 달리 다이어트는 늘 쉽지 않다. 초반에는 잘 지켜지던 식단이 어느새 흐트러지고, 체중계 숫자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 원푸드 다이어트나 초절식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시도해보지만, 일시적인 체중 감소 이후에는 요요현상과 피로감만 남는 경우도 많다. 약물 처방 역시 효과에 대한 기대만큼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따라붙는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보다 ‘몸에 무리가 덜한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한의학적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도 늘고 있다.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가 아니다. 기혈의 순환이 막히거나, 담음과 어혈, 부종이 쌓이면서 대사 기능이 저하된 결과로 본다. 그래서 한방 다이어트의 핵심은 무작정 덜 먹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맞춰 신체의 균형을 회복하고 대사 작용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 같은 체중이라도 살이 찌는 원인이 다른 만큼, 처방 역시 사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 한약은 이러한 원리에 따라 식욕 조절과 체지방 감소를 돕도록 구성된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대사를 북돋고, 쉽게 붓는 체질이라면 수분 대사를 조절하며, 스트레스로 과식하는 경우에는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마황, 의이인, 숙지황, 황련과 같은 약재들이 체질에 맞게 가감되어 사용된다. 중요한 점은 ‘정해진 다이어트 약’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진단을 바탕으로 한 맞춤 처방이라는 것이다.
물론 다이어트 한약에 대한 걱정도 존재한다. 특히 마황에 포함된 에페드린 성분으로 인한 두근거림이나 불면, 간수치 상승에 대한 우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적정 용량을 지키고 전문적인 진료 아래 처방된다면, 무분별한 사용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실제로 한약 복용 전후 간기능 변화를 살핀 연구들에서는 관리된 처방이 간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개인의 기왕력과 현재 건강 상태에 따라 주의가 필요한 만큼, 충분한 상담과 경과 관찰은 필수적이다.
새해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다.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몸이 스스로 균형을 되찾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오래간다. 다이어트 한약 역시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 식습관 교정과 운동을 돕는 하나의 수단에 가깝다. 목표 체중에 도달한 이후에도 이전의 생활로 돌아간다면 요요현상은 피하기 어렵다.
새해의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이해하는 과정이 먼저일지도 모른다. 숫자에 쫓기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몸의 흐름을 바로잡는 다이어트. 한 해의 시작점에서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는 선택지로 한의학적 다이어트를 다시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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