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조우진
서커스, Circus. 여러 가지 마술이나 동물의 묘기 등을 보여주는 공연, 혹은 그 단체를 의미한다. 곡예라고도 한다. 단원들은 남들 앞에서 자신의 장기를 뽐낸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들의 장기는 위험해 보인다. 입에서 불을 나오게 하거나, 무서운 맹수를 조련하거나, 안전장치 없이 외줄을 오른다거나, 칼을 던져서 사람을 피하거나, 인간 탑 쌓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것은 조금도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입에서 불이 나오는 것은 그의 능력이 불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이고, 외줄을 오르는 것은 그가 바람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고, 칼을 잘 던지는 것은 그의 칼을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고, 인간 탑은 중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은 세상에 공개되면 위험했다. 그들과 세상이. 그렇기에 그들은 스스로를 숨겼다. ‘서커스’라는 이름으로. 나는 그런 능력이 없다. 물론 그곳에 속해 있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것을 알고 있다. 왜냐면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그녀’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날은 나는 순찰병으로써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밤에 순찰을 다니는 이유는 빛 없어서 범죄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밤은 아주 조용하다. 바람의 소리까지 들린다. 하지만 그날만은 달랐다. 밤에도 빛이 보였다. 무슨 일이 생겼는가, 라는 의문과 함께 빛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귀족처럼 좋은 옷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악마의 서커스’. 그렇게 적혀 있었다. 귀족들은 공연을 좋아하지, 서민들이 좋아하는 이런 서커스를 볼 이유가 없었다. 자존심, 허세 그런 것 때문에 절대로 보지 않을 귀족들이 이곳에는 많이 있었다. 혹시 밤에는 서민들 몰래 다른 모습을 하고 서커스를 즐기는 가? 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나는 들키지 않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광경을 보았다. 순찰병이지만 그런 것을 막으라는 명은 없었기에,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었다. 멀어서 보이지 않았지만, 한 사람이 나와서 무언가를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멀리서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언제인지 모르게, 나는 그 공연을 가까이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공연은 끝이 났다. 잠시 다른 세상에 갔다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멍하게 있는 나에게 모자를 눌러써서 한 쪽 눈을 가리면서 한 여성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즐거운 밤이었나요? 중세시대의 병사군.”
“예.....”
병사 앞에는 이상한 수식어가 있었다. 무슨 말인지 몰랐다. 지금도 모르겠다.
“당신을 초대하러 왔습니다.”
“초대?”
“예, 맞이하러 왔다고 해도 좋습니다.”
“.....”
“저는 왕국의 병사로써-”
“공연은 즐거웠습니까?”
나의 말을 끊고 다시 물었다.
“네.”
처음 보는 것이 많아서 신기하고, 좋았다.
“그러면 거래를 하죠, 이 재미있는 공연을 계속 볼 수 있게 해주는 대신, 따라 오십시오. 왕, 기사 정신, 봉건제, 아무래도 좋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그리고 나는 잠시 망설였지만
그 악마의 거래에 응했다.
나는 단지 관객으로써, 그곳에 속하지 않은 체, 알 수 없는 곳들을 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부른 이유를 물어보니.
“너만이 공연을 보았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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