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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달달한 책

기사입력 2026.01.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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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수민

 

2, 추운 날씨에 이불 밖으로 나설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는 때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몰입하기 좋은 달 2월을 맞아 평소 엄두를 내지 못했던 두툼한 '벽돌책' 읽기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달 추천 도서는 앤디 위어의 장편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입니다. 15살 때부터 국립연구소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등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 앤디 위어는 이미 데뷔작 <마션>으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전문적 과학 지식에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우주적 상상력으로 써낸 우주 3부작은 <마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헤일메리> 세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그중에서도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대해 완전한 SF로 진입하는 엄청난 한 걸음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이야기는 광막한 우주 한복판, 우주선 헤일메리호 안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기나긴 동면 끝에 깨어났지만,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곁에는 동료로 추정되는 두 인물이 있지만 둘은 이미 숨을 거둔 상황입니다. 그는 우주선 내부를 탐색하며 파편화된 기억을 하나씩 맞춰갑니다. 이내 도달한 충격적인 진실은 바로 지구가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자신은 인류를 구할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실행을 위해 머나먼 우주로 보내진 과학자라는 사실입니다. 주인공이 기억을 하나둘씩 떠올릴 때마다 전개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과거 지구에서 사건들과 현재 우주에서의 사건들이 교차하며 끊임없이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지구에서의 사건들은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총책임자 에바 스트라트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오로지 대의를 기준으로 거침없이 비정한 선택을 내립니다. 그 모습은 주인공과 상반되어 긴장감을 유발하고, 전 지구적 위기 아래 개인의 역할에 대해 다면적으로 성찰하게 합니다. 또 하나의 주요 인물로, 주인공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특별한 친구가 등장합니다. 이 친구의 정체는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의 차별점은 치밀하면서도 복잡하지 않은 과학적 논리 그리고 매 장면을 받쳐주는 적절한 위트입니다. 주인공이 과학자 출신의 중학교 과학 교사로 설정되어 있어 깊이 있는 과학적 통찰이 쉬운 단어들로 설명됩니다. 또한 주인공의 해학적 사고는 계속해서 찾아오는 위기 속에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처지지 않게 합니다.

 

SF 장르 자체의 짜릿하고 새로운 재미, 앤디 위어 특유의 친근하고 다정한 주제 의식이 담겨 700쪽에 달하는 분량이 무색하게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오는 3, 라이언 고슬링을 주연으로 한 동명의 영화 개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화려한 영상으로 이 이야기를 만나기 전, 정교하게 설계된 텍스트의 우주 속으로 먼저 뛰어들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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