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약침, 단순한 주사치료가 아닌 이유: 약침의학의 원리와 임상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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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침, 단순한 주사치료가 아닌 이유: 약침의학의 원리와 임상 활용

기사입력 2026.03.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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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박민지

 

한의 임상에서 약침은 이제 단순한 보조 시술로 설명되기 어렵다. 침의 자극과 한약의 약리 작용을 한 자리에서 결합해내는 약침은, 치료 방식의 확장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독자적 성격을 지닌다. 한약에서 추출·정제한 성분을 경혈이나 반응점, 병변 부위에 직접 적용함으로써, 침의 물리적 자극과 약물의 생리적 작용이 동시에 일어나도록 설계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약침은 단순한 주사 형태의 한약이라기보다, 경락(經絡) 이론과 기미(氣味) 이론이 함께 작동하는 치료 체계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치료의 기준도 병명 중심이라기보다 환자에게 나타나는 반응 양상, 병의 깊이, 통증의 성격, 체질적 바탕을 함께 읽는 방향에 놓인다. 다시 말해 약침은 질환명에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몸이 지금 어떤 불균형을 어떤 형태로 드러내고 있는지를 먼저 해석한 뒤 개입하는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약침의 임상적 장점도 분명하다. 적용 범위가 넓고, 반응이 비교적 빠르며, 침과 한약의 효과를 함께 노릴 수 있다. 만성화되거나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에도 활용 가능성이 크고, 시술 횟수와 간격을 조절하기 쉬워 임상 운용의 유연성도 높다. 경구 복용이 어려운 환자나 소아, 급성기 환자에게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한약 처방을 구성하듯 곧바로 약침 처방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실제 진료에서 약침을 더욱 실용적인 도구로 만든다.



 

 

1. 통증을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흐름을 다시 세우는 치료

약침의학의 중요한 출발점 가운데 하나는 기혈합형(氣血合形)’이라는 관점이다. 몸의 형태와 기능은 기혈의 흐름 위에서 유지되며, 통증과 질병은 그 흐름이 어그러진 결과로 나타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통증은 단순히 눌러 없애야 할 증상이 아니라, 어느 부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순환의 균형이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된다. 치료의 목적 역시 아픈 곳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데 있지 않고, 흐름을 다시 정렬해 몸의 구조와 기능이 원래의 리듬을 되찾도록 돕는 데 있다.

이런 접근에서는 병을 고정된 이름으로만 보지 않는다. 몸이 지금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졌는지를 함께 살핀다. 생리적 상태를 설명하는 육기(六氣)’와 병리적 상태를 보여주는 육원(六元)’의 차이를 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성장기에는 대사와 분열이 활발한 만큼 습열 쪽으로 치우치기 쉬워, 아토피나 비염 같은 문제를 습열성 변화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노화는 수분과 온기가 점차 줄어드는 방향과 맞닿아 있어, 보신(補腎)과 윤제(潤劑) 중심의 접근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결국 약침에서의 변증은 어느 병인가보다 몸이 지금 어느 방향으로 치우쳐 있는가를 묻는 작업에 가깝다.

통증 역시 하나의 양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염증성 통증, 통각수용성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신경가소성 통증은 같은 통증이라도 서로 다른 병태를 반영한다. 열감과 종창이 두드러지는 경우, 조직 손상 뒤에 나타나는 일반적 통증, 저림이나 이상감각을 동반하는 통증, 손상 정도를 넘어 과장되어 지속되는 통증은 각기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약침을 선택할 때도 단순히 위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통증이 어떤 기전 위에서 나타나는가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질환의 진행 단계 또한 치료 전략을 바꾸는 기준이 된다. 초기의 염증기에는 열과 압력의 문제를 우선 다뤄야 할 수 있고, 허혈과 유착, 구축으로 이어질수록 조직 변화와 병변의 깊이를 고려한 방식으로 넘어가야 한다. 병이 얕고 급할 때와, 오래되어 조()하고 한()한 양상으로 굳어졌을 때를 같은 방식으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약침치료는 결국 병의 성격과 시간의 깊이를 함께 읽는 치료라고 볼 수 있다.

 


 

 

2. 피부()에서 골()까지, 층위에 따라 달라지는 약침의 적용

약침의 적용은 인체를 하나의 덩어리처럼 다루지 않는다. 피부(), 근육(), 혈맥(), 힘줄(), ()의 층위를 나누어 어느 수준에서 문제가 드러나는지를 파악하고 접근한다. 이른바 오체론(五體論)적 사고는 약침이 국소 시술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훨씬 구조적인 치료라는 점을 보여준다.

피부()의 층위는 폐()와 연결되어 해석된다. 표면의 열, 발적, 자극성 병변은 폐기의 선통과 표부 처리의 문제와 맞물려 읽히며, 이 경우 자락이나 뜸, 소염계 약침, 황련해독탕 계열 약침이 기본 방향이 된다. 다만 상열하한(上熱下寒)처럼 전신적 불균형이 동반된 경우에는 단순한 국소 피부 염증과 같은 방식으로 다룰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하다.

근육()의 층위는 비()와 연결된다. 이 부위에서는 습()이 경락을 막아 무겁고 둔한 통증, 붓는 느낌, 피로와 함께 움직임 제한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건비(健脾), 거습(祛濕), 통락(通絡)의 방향이 중요해지고, 자하거약침이나 재생 계열 제제가 여기에 연결된다. 그러나 근육층의 결핍을 약침 하나로 완전히 메운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소 회복을 돕는 역할은 가능하더라도, 장기적 회복을 위해서는 내복 치료나 생활 관리까지 포함한 더 넓은 접근이 필요하다.

혈맥()의 층위에서는 심주혈맥(心主血脈)’의 관점이 개입한다. ()가 움직여야 혈()도 움직인다는 원칙 아래, 행기(行氣)와 활혈(活血), 통락(通絡)이 치료의 핵심이 된다. 여기에는 산삼혈맥약침과 경혈 시술이 연결되며, 단순히 혈류를 늘린다는 차원을 넘어 순환의 유연성을 회복시키는 문제로 이해된다.

힘줄()의 층위는 간()과 관련된다. 긴장, 구축, 경련, 당김, 움직일 때 두드러지는 통증은 이 범주에서 읽을 수 있다. 오공약침이 여기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도, 단순 소염보다 진경(鎭痙)과 통락 쪽의 성격이 더 뚜렷하기 때문이다. 반면 봉약침은 보다 강한 항염 작용에 무게가 실린다. 같은 통증이라도 하나는 염증이 타오르는 상태에 가깝고, 다른 하나는 당기고 굳어 있는 상태에 가까울 수 있다는 점에서 오공과 봉약침의 차이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다.

()의 층위는 더 깊다. 여기서의 은 단순히 뼈 표면만 가리키지 않는다. 골수, 신정(腎精), 그리고 병변의 만성도와 깊이를 함께 함축하는 개념에 가깝다. 그래서 오래 지속되고 쉽게 풀리지 않는 통증, 깊은 조직에 자리 잡은 문제일수록 골의 층위로 읽힌다. 심부 자극, 도침, 화침, 그리고 봉약침 같은 접근이 여기에 배치되는 이유도 바로 이 깊이와 관련된다.

 

[1] 오체론에 따른 약침 적용

한의학적 개념

관련 장부

주요 병리 특징

약침 접근 방향

피부()

()

표부 열, 발적, 피부염

자락, 소염약침, 황련해독탕약침

근육()

()

습 정체, 무거움, 근육통

건비거습, 자하거약침

혈맥()

()

혈류 장애, 순환 문제

행기활혈, 산삼혈맥약침

()

()

경련, 구축, 당김 통증

진경지통, 오공약침

()

()

만성·심부 병변

심부 자극 치료, 봉약침

 


 

3. 경락장(經絡場)은 선이 아니라, 몸이 반응을 드러내는 이다

약침의학에서 경락(經絡)은 단순한 선형 통로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몸 안팎의 변화에 따라 특정 부위가 예민해지고, 단단해지고, 눌렀을 때 반응을 보이며, 때로는 기능적 연결성을 드러내는 반응의 장()’으로 나타난다. 이런 관점에서 경락장(經絡場)은 고정된 구조물이라기보다, 인체가 균형 이상을 바깥으로 번역해 보여주는 생리적·병리적 표면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몸에서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질서가 무너지지 않는다. 안과 밖도 서로 막히지 않고 표리통기(表裏通氣)가 원활하다. 하지만 병이 오래가면 위는 달아오르고 아래는 차가워지는 상열하한의 양상이 나타나기 쉽고, 장부의 변화가 체표로 제대로 드러나지 않거나, 반대로 체표의 자극이 안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상태가 생긴다. 이때 나타나는 것이 바로 경락장의 이상 반응이다. 겉으로는 어깨만 아픈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제 출발점은 위장이나 하초 문제일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이다. 표리의 연결이 끊어지면 증상은 겉에 드러나지만, 흐름은 이어지지 않는다.

경락장을 이해할 때 중요한 축은 ()와 윤()’이다. 기는 경락에서 만들어지는 기능적 동력이고, 윤은 그 동력이 생겨날 수 있게 받쳐 주는 영양적 바탕이다. 같은 영양이라도 경락조직에서 실제 기능을 일으키는 데 사용될 때만 의미가 있다. 이 바탕이 부족해지면 경락은 쉽게 예민해지고, 통증은 더 잘 생기며, 회복은 더뎌진다. 그러니 약침은 단순히 자극을 주는 행위라기보다, 어떤 경우에는 흩어진 기를 모아 세우고, 어떤 경우에는 마른 조직을 적셔주는 일에 더 가깝다.

경락조직은 통증(痛症), 비증(痺症), 위증(痿症)의 양상으로 병리를 드러낸다. 어떤 경우에는 막혀서 아프고, 어떤 경우에는 저리고 무거우며, 또 어떤 경우에는 힘이 빠지고 위축된다. 그 배경에는 기체(氣滯)와 혈어(血瘀)가 놓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런 경락 반응이 반드시 허한 상태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한 상태에서도 경락은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고, 허실 판단은 결국 보사(補瀉)와 제제 선택의 방향으로 이어진다.

 

[2] 경락장의 핵심 개념

개념

의미

경락장(經絡場)

경락 반응이 나타나는 기능적 영역

특징

민감점, 압통점, 경결 등으로 나타남

정상 상태

수승화강(水升火降), 표리통기(表裏通氣) 유지

병리 상태

상열하한, 경락 반응점 형성

핵심 요소

()와 윤()의 균형

임상 의미

질환의 위치와 병리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

 


 

4. 풍성·열성·냉성·습성·조성·화성, 여섯 개의 반응 지형

경락장(經絡場)은 다시 여섯 가지 반응 지형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몸이 어느 병리 방향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다.

풍성(風性) 경락장은 주로 두면부와 후경부를 중심으로 나타난다. 풍지(風池), 풍부(風府), 예풍(翳風), 천유(天牖) 같은 부위와 연결되며, 오관 질환이나 신경정신계 문제, 뇌혈관계 변화, 얼굴과 머리 주변의 피부 증상과 관련해 해석된다. 즉 상부에서 빠르게 변하고 이동성이 큰 증상들, 감각기관과 밀접한 문제들을 읽어내는 반응 지형으로 볼 수 있다.

열성(熱性) 경락장은 상초를 중심으로 비교적 넓게 퍼진다. 이것은 단순히 몸에 열이 많다는 뜻이 아니다. 몸 안에 쌓인 병리적 부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열이 동원되고, 체표가 열리며, 땀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까지 포함한 반응이다. 즉 열성 경락장은 해소와 배출을 위해 몸이 가동되는 흔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냉성(冷性) 경락장은 상대적으로 깊은 층위에 자리한다. 특히 제3~4요추 전방과 관계되는 반응 장으로 설명되며, 외부에서 느끼는 한()과 내부 기능 저하에서 오는 냉()을 구분하게 한다.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하고 순환이 떨어져 손발이 차며, 깊은 피로와 무기력이 동반되는 사람에게서 중요한 실마리가 되는 영역이다. 이 반응 지형은 몸의 표면보다 훨씬 안쪽에서 생기는 기능 저하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습성(濕性) 경락장은 하초 문제를 읽어내는 지형이다. 항문, , 음낭, 대장, 자궁 부위와 연결되며, 기가 약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때 생기는 정체와 축축한 병리를 반영한다. 대장염, 치질, 치루, 질염, 자궁내막염, 난소염, 요도염, 전립선비대증, 빈뇨, 배뇨장애 등 비뇨생식기와 배설기관 주변의 질환들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즉 습성 경락장은 하초의 정체와 기능 저하가 체표와 깊은 조직에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장이다.

조성(燥性) 경락장은 말 그대로 마르고 소모되는 방향의 반응을 뜻한다. 지나친 열성 소모로 인해 수분이 줄고, 몸이 점차 메말라 가는 쪽이다. 갱년기 증상이 대표적인 예시로 연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열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열이 몸을 얼마나 소모시키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포인트다.

화성(火性) 경락장은 심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산되는 열과 관계된다. 이는 일시적인 체온 상승이라기보다, 몸 내부에서 끊임없이 타오르는 중심열의 개념에 가깝다. 피부질환조차도 이런 틀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예를 들어 건선의 피부장벽 손상은 단순한 국소 피부질환이 아니라, ()의 기능 저하, 영위(營衛) 불화, 표부 순행 장애, 조윤 기능 감소가 겹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피부가 마르고 붉어지고 가렵고 인설이 생기는 현상은, 겉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안의 균형 붕괴가 외부에 드러난 모습이기도 하다.

 

[3] 경락장 유형 비교

경락장 유형

특징

주요 관련 질환

풍성(風性)

두면부 중심 반응

오관 질환, 신경계 질환

열성(熱性)

상초 열 반응

염증성 질환

냉성(冷性)

깊은 대사 저하 상태

순환 장애, 냉증

습성(濕性)

하초 정체 병리

비뇨생식기 질환

조성(燥性)

수분 소모 상태

갱년기 증상

화성(火性)

심장 중심 열 반응

만성 염증 질환

 


 

5. 약침 선택의 기준, 기제(氣劑)와 윤제(潤劑)

약침약물은 결국 기제(氣劑)를 쓸 것인가, 윤제(潤劑)를 쓸 것인가라는 문제로 모인다. 몸이 막혀 있고 치받치고 과민하게 반응한다면 흩고 조절하는 방향이 먼저일 수 있고, 반대로 마르고 닳고 회복력이 떨어져 있다면 적셔 주고 보충하는 방향이 우선이 된다. 그래서 약침 선택은 통증 부위만 보고 결정되지 않는다. 병의 방향, 소모 정도, 체질, 경락의 반응성을 함께 읽어야 한다.

약물론의 도식에서는 봉약침, BUM, V, 오공약침, 사독약침, 섬수약침 등이 기제쪽에 가깝고, 당귀약침, 홍화약침, 녹용약침, 자하거약침, PDRN·PN 등은 윤제쪽으로 갈수록 놓인다. 이 스펙트럼은 약침 선택이 이분법이 아니라 연속선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생지황약침은 냉성윤제, 녹용약침은 온성윤제로 구분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같은 보충이라도 차갑게 적셔야 할 때와 따뜻하게 북돋워야 할 때가 다르다는 뜻이다.

또한 약침은 어떤 성분을 어떻게 추출했는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다. 증류약침과 활성성분약침이라는 구분이 제시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소염, 어혈, 산삼, 마황천오 등은 증류약침의 예로 연결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활성성분 기반 제제라는 별도 범주가 놓인다. 이는 약침을 단순히 원재료 이름만으로 이해해서는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락약침 조성의 실제도 세부적으로 제시된다. 기제의 축에는 웅담·우황·사향이 놓이고, 윤제의 축에는 홍화, 녹용, 자하거가 자리한다. V, MOK, CST, N, 자하거 같은 제제들이 서로 다른 농도와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약침이 단일 성분 치료가 아니라 방향성과 목적에 따라 설계된 복합 제제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용량 문제다. 약침에서 용량은 단순히 효과의 크기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 자체가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독성 기원의 제제에서는 용량 판단이 어긋나면 통증을 더 키울 수도 있다. 결국 적절한 dose란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자극과 조절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4] 기제와 윤제 비교

구분

의미

치료 방향

대표 약침

기제(氣劑)

기 순환 촉진

발산·조절

봉약침, BUM, V, 오공약침, 사독약침, 섬수약침

윤제(潤劑)

조직 영양 보충

보윤·재생

당귀약침, 홍화약침, 녹용약침, 자하거약침, PDRN·PN

 


 

6. 임상에서 자주 쓰이는 약침제제

임상 다용 제제 가운데 첫 번째 축은웅담·우황·사향이다. 웅담은 간계 질환, 열성 병리, 기 소통 정체와 연결되며, 우황은 고열과 담이 많은 급성 양상, 사향은 각성과 순환 촉진의 의미를 갖는다. 세 약물은 특히 습열성·열성 반응을 정리하는 방향에서 중요한 기제 축을 이룬다.

두 번째는 자하거와 녹용이다. 자하거는 성장·생식·회복과 관련된 방향성을 가지며, 녹용은 기혈을 함께 북돋우는 넓은 적응 범위를 가진다. 쇠약, 허로, 생식기능 저하, 회복력 저하와 연결되는 경우 윤제의 핵심 축이 된다.

세 번째는 홍화자유와 호도유. 홍화자유는 어혈을 풀면서도 허한 바탕을 보완해야 할 때 고려되며, 윤허 때문에 기 생성이 떨어진 상황과도 맞닿는다. 호도유는 과거 가벼운 근육통과 허증 질환에 많이 쓰였지만, 현재는 단종 상태로 정리된다.

네 번째는 팔강약침과 산삼약침이다. 팔강약침은 기능적 질환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산삼약침은 원기 부족, 자율신경실조, 만성 쇠약, 항암치료 중 회복 관리 등 폭넓은 상황과 연결된다. 혈맥시술과 경혈시술로 나뉘어 이해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다섯 번째는순수봉독과 사독약침이다. 봉독은 강력한 항염 자극을 대표하고, 사독약침은 류마티스관절염, 기관지천식, CIPN 등으로 적용 범위가 언급된다. 다만 독성 기원 제제인 만큼 출혈과 과민반응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섯 번째는 Sweet BV. 고도로 정제된 melittin 중심 제제로, 순수 봉독보다 과민반응 가능성이 훨씬 낮아 초기 치료 단계에서도 활용하기 수월하다. 그럼에도 봉약침 계열은 여전히 알레르기 위험을 염두에 두고 소량부터 접근해야 한다는 원칙이 따른다.

일곱 번째는 오공약침, 오공 toxin 약침, 섬수약침이다. 오공약침은 진통·진경·항염 쪽에서 의미가 크고, 오공 toxin 약침은 각종 통증성 질환과 연결된다. 섬수약침은 세로토닌과 그 전구물질을 분리·정제한 뒤 신경안정 쪽으로 응용되며, 특히 신경성 불면에 활용 가능성이 제시된다.

 

[5] 임상 다용 약침제제

주요 약침

특징

웅담 / 우황 / 사향

- 웅담: 열성 질환, 간열·담열 조절

- 우황: 고열·경련 등 담열 증상 완화

- 사향: 각성 작용, 순환 촉진

자하거 / 녹용

- 자하거: 생식·호르몬 기능 보강

- 녹용: 기혈 보충, 허약 질환

홍화자유 / 호도유

- 홍화자유: 어혈 개선, 통증 완화

- 호도유: 허증성 근육통 완화

팔강약침 / 산삼약침

- 팔강약침: 변증 기반 기능성 질환 치료

- 산삼약침: 기허·원기 부족 개선

봉독약침 / 사독약침

- 봉독약침: 항염·면역 조절

- 사독약침: 항종양·염증 질환

Sweet BV

- Sweet BV: 정제 봉독, 알레르기 반응 감소

오공약침 / 섬수약침

- 오공약침: 진통·진경 작용

- 섬수약침: 신경 안정

 


 

7. 약침을 다룰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결론

약침은 침에 약을 얹은 단순한 기법이 아니다. 경락(經絡)과 기미(氣味), 병의 깊이와 통증의 성격, 체질적 바탕과 조직의 소모 상태를 함께 읽어내는 치료학이다. 치료의 출발점은 병명이 아니라 몸이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가를 읽는 데 있고, 통증은 억눌러야 할 대상이 아니라 흐름의 왜곡을 알려주는 단서다. 경락은 단순한 선이 아니라 반응이 드러나는 장이며, 약침약물은 기제(氣劑)와 윤제(潤劑) 사이에서 방향성을 갖고 선택된다. 무엇보다 약침은 병만 보는 치료가 아니라, 사람의 몸이 현재 어떤 상태로 버티고 있고 어디서 무너지고 있는지를 통합적으로 읽어내는 전인적 접근이어야 한다.

 


 

기사 작성자: 메디콤뉴스 학생편집위원 박민지
문의: qkralswl06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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