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2026년 통합돌봄법 시대, 지역사회 돌봄의 새로운 지평과 ‘한의 방문 진료’의 역할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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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통합돌봄법 시대, 지역사회 돌봄의 새로운 지평과 ‘한의 방문 진료’의 역할과 과제

기사입력 2026.01.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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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한의원 원장 민웅기

 

오는 2026327,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통합돌봄법)이 전면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 법은 고령자와 장애인 등 일상에서 돌봄이 필요한 우리 이웃들이 정든 집을 떠나 병원이나 시설에 머무는 대신, 살던 곳에서 의료, 요양, 복지, 주거 등 맞춤형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 체계를 명문화한 것입니다.

통합돌봄법의 진정한 가치는 공급자 중심의 분절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수혜자 중심의 통합적 삶을 지원한다는 데 있습니다. 의료와 복지가 각기 제 목소리를 내던 기존의 한계를 넘어, 지역사회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 법의 목표입니다. 이제 돌봄은 개인과 가족의 헌신에만 의존하는 사적 영역을 넘어, 우리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적부분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가(在家) 의료의 내실화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대다수 고령 환자는 만성 근골격계 질환과 뇌졸중 후유증 등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힘든 외출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방문 진료는 환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한의 방문 진료는 이 지점에서 매우 유연하고도 실질적인 의료 자원으로 기능합니다. , , 부항, 약침, 한방엑스제제 등 한의학적 처치는 비교적 간소한 준비로도 환자의 거주공간을 진료 공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한의학은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식욕 부진, 만성통증, 근골격·신경계장애, 배뇨장애, 불면 등 이른바 노인 증후군에 강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환자의 스스로 일어설 힘을 북돋는 기능 중심의 관리는 요양병원 입원을 늦춤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줄여 국가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그간 시행된 여러 시범사업을 통해, 특히 도시내 의료소외지역 및 농어촌과 의료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한의 방문 진료가 거동 불편 환자들의 든든한 의료적 버팀목이 되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의 방문 진료 이후 환자들의 통증 완화는 물론, 정서적 만족도 향상이라는 유의미한 결과가 관찰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성과를 모든 상황에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통합돌봄 체계 내에서 한의학이 중요한 의료적 선택지로 기능해야 할 당위성을 충분히 뒷받침합니다.

 

새로운 통합돌봄법 시대는 특정 직역의 주도로 움직이는 과거의 방식을 넘어, 의료와 요양, 복지가 수평적으로 연대하는 '다학제적 협력 구조'를 지향해야 합니다. 한의 방문 진료가 지역사회의 돌봄 계획 안에서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보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한의약의 특수성을 반영한 수가 체계의 합리적 개선과 보완이 시급합니다. 현재 시행 중인 방문 진료 수가는 포괄적 행위 산정에 치우쳐 있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한의약 처방(비급여 항목) 및 지속적인 증상 및 예후 관리대한 보상이 미비한 실정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진료비를 넘어, 고령 환자의 기력 회복과 기능 개선에 탁월한 주요 한의약 제제 및 처방에 대한 단계적 급여 적용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도록 환자의 예후를 모니터링하고 상담하는 '지속적 건강 관리 수가'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의료인의 헌신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 행위의 가치가 공정하게 보상받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더 많은 한의사가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돌봄의 일선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지역사회 통합판정 체계 내의 전문적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통합돌봄의 성패는 대상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최적의 서비스를 배정하는 '입구' 단계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대상자를 선정하고 돌봄 계획을 수립하는 초기 단계부터 한의사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환자의 노쇠 정도와 근감소증, 만성 통증 등을 평가하여 한의적 개입이 필요한 대상자를 적시에 발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자체별 통합지원회의에 한의사의 참여를 정례화하고, 한의학적 소견이 반영될 수 있는 명확한 행정적 통로를 구축함으로써 의료 소비자의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통합돌봄법의 시행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숙한 돌봄 문화를 갖추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이 법이 지향하는 진정한 목표는 특정 의료의 우위가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우리 이웃들이 자신의 삶터에서 존엄하게 나이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방문 진료 가방을 맨 한의사가 지역사회의 통합 돌봄망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우리가 꿈꾸는 살던 곳에서의 평온한 노후는 한결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다양한 의료 선택지가 환자에게 주어질수록, 대한민국의 돌봄 안전망은 더욱 따뜻하고 견고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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