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이하경
『야만스러운 탐정들』의 세 부 중 1부와 3부는 후안 가르시아 마데로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1부인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은 1975년 1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일기가 담겨 있고, 3부인 「소노라의 사막들(1976)」은 1976년 1월 1일부터 2월 15일까지의 일기가 담겨 있다.
혼란스럽기 이를 데 없는 연말 파티가 벌어진 12월 31일 밤, 이미 자정이 지난 시각에 아르투로 벨라노와 울리세스 리마, 마데로, 루페는 차를 타고 알베르토 일당을 피해 급히 떠난다. 12월 31일의 일기는 그들의 차가 멕시코시티 북쪽으로, 어둠에 잠겨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실제로는 바로 다음 날이지만 작품의 구성상 맨 뒤에 등장하는) 3부의 초입에서, 1월 1일의 일기를 마데로는 다음과 같이 적어두었다.
1월 1일
오늘 나는 어제 쓴 것이 사실은 오늘 쓴 것임을 깨달았다. 12월 31일 자에 쓴 모든 것을 1월 1일, 즉 오늘 썼다. 그리고 12월 30일 자에 쓴 모든 것은 31일, 즉 어제 썼다. 오늘 쓰는 것은 사실 내일 쓰고 있다. 내일은 내게는 오늘과 어제이다.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내일, 즉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내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장하지는 말자.
물론 이는 어느 날의 일기가 다음 날에, 그날을 회상하면서 작성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나아가 마데로는 내일이 어제, 오늘, 내일이 될 수도 있음을 언급하는데, 일지 혹은 일기를 작성하는 이들이 흔히 느끼기 마련인 시간의 중첩 혹은 무시간성의 감각이 그의 속에서도 빛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어떤 날은 아주 길게 느껴져 그날 오전에 있었던 일이 아주 오래 전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이미 전에 쓴 글을 다시 반복해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떤 날은 쓸 시간이 부족해 요점만 간단히 적으려 시도하나 사실상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설명을 자세히 쓰다 보니 지쳐서 이후의 일들은 대강만 써두기도 한다. 이는 대단히 자연스러운 일로, 그가 쓴 일기의 분량이 그의 자유분방한 생활처럼 들쭉날쭉하다는 것에서도 그러한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0년이 흐른 현재 1975년부터 1976년까지의 마데로의 일기를 다시 읽는 경험은 귀한데, 마데로의 이후 행방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2부 26장에서 파추카 대학의 교수 에르네스토 가르시아 그라할레스는 내장 사실주의자들의 근황을 이야기하는데, 마데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그의 증언을 고려하면, 마데로는 부스타만테라는 필명으로 내장 사실주의 그룹 잡지에 오직 한 편의 시만 실은 뒤 잠적한 듯 보인다.
내장 사실주의자들과 깊이 교류했으나 오직 한 편의 시만 남긴 채 모습을 감춘 마데로는 세사레아 티나헤로가 한 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일까? 문의 시인을 찾아 떠나는 젊은이들의 여정이 정말로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마데로의 일기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아직 그럴 수 있는 법이라고, 여전히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해준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한 세상에서도 여전히 누군가는 사라졌고 누군가는 젊기 때문이리라.



위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