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들이 최근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자배법 개정안)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개정안은 경상 교통사고 피해자(상해등급 12~14급)의 치료기간을 ‘통상 8주’로 제한하고, 이후 치료 지속 여부를 보험사의 판단에 맡기도록 해, 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소비자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번 제도가 치료의 필요성과 기간을 환자와 실제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인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 부담을 최대한 줄이려는 민간 보험사가 정하게 된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 개별 환자의 회복 속도와 증상 지속 여부는 천차만별임에도, 8주 제한과 까다로운 자료 제출이 치료받을 권리에 현실적 장벽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령자, 장애인, 경제적 취약계층 등은 추가 자료 준비와 제출 과정에서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합당한 진료가 불필요하게 중단되거나, 필요한 치료를 포기하게 만드는 불공정 구조가 고착될 위험이 있다.
보험사가 치료의 최종 결정권을 갖는 구조 역시 심각한 문제다. 민간 보험사는 비용 절감이 주된 목표인 반면, 피해자의 완전한 회복과 건강권 보장은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 ‘피해자 보호’라는 보험제도의 기본 정신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보험사가 불인정 결론을 내릴 경우 피해자는 7일 안에 이의신청을 해야 하지만, 보험사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고, 환자는 보험사 측 정보조차 제대로 알 수 없어 정보 비대칭‧불공정성 논란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단체는 “자동차 사고 치료비 허위·과다 청구 등 보험금 부정수급 문제 해결에는 공감하지만, 문제를 빌미로 피해자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며 “의료계, 보험업계, 소비자단체 등 전문가가 함께하는 논의기구를 통해 ▲심사평가원 심사 강화 ▲표준진료지침 활용 ▲의료계 과잉진료 기준 마련 등 실질적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복적 부정수급에 대한 보험사기방지법 시행 등 강도 높은 제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단체는 마지막으로 “보험사의 비용절감 논리가 건강보험, 생명보험 등 다른 보험 상품·분야로 번진다면, 소비자 권리 전반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게 된다”고 우려를 표하고, 부정수급을 빌미로 한 이번 자배법 개정안의 즉각 철회와, 객관적이고 투명한 사회적 논의 과정을 요구했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등 온 시민사회가 향후 소비자 권익 수호를 위해 강력한 반대 행동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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