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40년 우리나라의 의사 인력이 최대 1만 1,000여 명 이상 부족할 것이라는 국책 심의기구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와 의료이용 행태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의사 부족 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2027학년도 이후의 의과대학 정원 규모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산하 독립 심의기구인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위원장 김태현)’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12차 회의에서 심의·확정한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지난 8월 출범 이후 약 5개월간 10차례 이상의 회의를 거치며 추계 방법론과 변수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이어왔다.
이번 추계는 현재 관측 가능한 자료와 합의 가능한 가정을 토대로 수행되었다. 특히 위원회는 미래 의료이용 행태와 의료기술 발전 등을 완벽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 공감하며, 가용한 자료 안에서 시계열 모형(ARIMA)과 인구구조를 반영한 조성법 등 다각적인 방법론을 적용했다.
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별도의 정책적 개입 없이 현재의 공급 추세가 유지되는 ‘기초모형’을 기준으로 할 때 의사 부족 규모는 해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5년 의료 수요는 13만 5,938명~13만 8,206명인 반면, 공급은 13만 3,283명~13만 4,403명에 그쳐 1,535명에서 최대 4,923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됐다.
2040년 의료 수요는 최대 14만 9,273명까지 늘어나는 데 반해 공급은 13만 8,984명 수준에 머물러, 부족 인원은 5,704명에서 최대 1만 1,136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수치는 최근 연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3,058명을 기준으로 국가시험 합격률과 임상 활동 확률, 사망률 및 은퇴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된 결과다.
위원회는 고정된 기초모형 외에도 미래 의료환경 변화를 반영한 시나리오 분석도 함께 내놓았다.
첫째,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및 근무일수 변화를 적용한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13만 7,545명, 2040년 14만 8,235명의 의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둘째, 의료이용 적정화 등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고려할 경우 2035년 수요는 13만 6,778명, 2040년에는 14만 7,034명으로 분석됐다. 어떤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 폭이 의사 배출 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이번 추계 결과는 향후 의과대학 정원 규모를 심의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에 핵심 자료로 제출된다. 복지부는 수급추계위원회의 전문적 결과를 존중하여 보정심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최종 정원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보정심은 이미 지난 29일 첫 회의를 열어 운영계획과 심의 기준을 논의했으며, 2026년 1월 중 회의를 집중적으로 개최하여 2027학년도 이후 의사인력 양성 규모에 대해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태현 수급추계위원장은 “이번 결과는 위원들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독립적·전문적으로 도출한 것”이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보정심에서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의사 외에도 한의사·간호사(2027년), 치과의사·약사(2028년), 의료기사(2029년) 등 다른 의료인력 직종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수급추계위원회를 구성해 중장기 수급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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